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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교실제 시행 3년(하) 운영 한계와 대안은? 수업 시간마다 이동, 학생들 큰 불편

성적 하위권 학생들 상대적 박탈감·심리적 위축 / 교사들 교과교실에 얽매여 생활지도·소통 부족

전주의 한 고등학교 2학년생 서모 양은 매 쉬는 시간마다 교과서와 과제물을 챙기느라 바쁘다.

 

10분 내에 다른 교과교실로 자리를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가뜩이나 굶뜬 서 양은 오늘도 지각했다며 선생님으로부터 혼쭐이 났다.

 

한 과목의 수업 시간을 연장해 운영하는 블록타임(70~90분)이 운영될 때를 제외하고, 수업이 끝날 때마다 이동해야 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때문에 서 양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대화다운 대화는 꿈도 꾸지 못한다.

 

또, 책가방과 준비물 등 개인소비품도 마땅히 둘 곳이 없어 이동할 때마다 들고 다녀야 하고, 쉬는 시간마다 쏟아져 나오는 학생들을 피해 좁은 복도를 뛰다가 다친적도 있다.

 

교실에 도착해도 늦게 오는 학생이 많아, 이를 정리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음악과 미술 등 예체능 과목을 제외하고는 교과교실에 기자재도 많지 않아, 이렇게 힘들여서 움직여야 하는 이유가 있는지에도 의문이 든다.

 

이는 지난 2009년, 이 학교에 도입된 교과교실제가 만들어낸 진풍경이다.

 

선진형 교과교실제를 도입한 이 학교는 대부분의 과목에 교과교실을 마련했다.

 

교과교실제는 선진형과 과목중점형 등 모두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데, 선진형은 모든 교과에서 교과교실을 구축해 학생 맞춤형 수준별 이동수업을 실시한다.

 

과목중점형은 국·영·수·사·과 등 주요 과목을 해당 학교 희망에 따라 2개 이상 선택해 수준별 수업을 진행한다.

 

교과교실제가 가진 한계가 학생들의 이동에 따른 불편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교과교실제를 운영하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맞춤형 수준별 이동수업을 실시한다. 학생들 성적에 따라 상·중·하로 나눠 교과교실을 운영하는 것.

 

이 속에서 성적이 하위권에 머무는 학생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심리적 위축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교사가 교과교실에만 매어 있는 경우가 많아, 담임교사와 학생 지도에 대한 의사 소통을 할 기회도 많지 않다. 도내 한 고등학교 교감은 "교과교실 시행으로 중상위권 학생들이 느끼는 수업 만족도는 높아진 반면, 하위권 학생들은 자신감을 잃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놓고 예전처럼 교사들이 교무실에 모여 활발하게 토론하는 모습도 사라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블록타임제를 확대해서 학생들에게 쉬는 시간을 늘려줘야 하고, 교사와 교사 또는 교사와 학생간 소통 확대를 위해 교과연구실을 확충해야 할 것으로 주문된다.

 

한 교육계 인사는 "주로 선진형 교과교실에서 교실 이동에 따른 불편, 교사간 소통 부족 등의 문제점이 대두된다"라며 "학생들과 교사들이 최상의 환경에서 공부하고 가르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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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국 psy235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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