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12. 어린이 전용 문화공간 : 대전어린이회관 사례 - 놀이 통해 안목 넓히고 예술적 감수성 키워

어린이 눈높이 맞춘 프로그램 수시로 개설 / 월드컵경기장 리모델링, 전북권까지 흡수

▲ 대전어린이회관 '요리스쿨'.

전주동물원 가는 길목에 전북어린이회관이 그럴 듯하게 자리잡고 있다. 1993년 개관한 전북어린이회관은 3만여㎡의 부지에, 연건평 7000㎡에 이른다. 이런 좋은 시설임에도 평소 이곳에는 어린이가 없다. 고작 어린이날 축제와 인형극 공연, 9월 과학축제와 10월 유아축제 때나 살아있는 공간이다. 어린이날 혹은 주말에 전북의 영유아들과 학교체험단이 대전으로 향하고 있다. 대전에 어린이회관이 만들어지면서다.

 

△개관 3년간 55만명 이용

 

전북보다 훨씬 늦은, 2009년도에 개관한 대전어린이회관이 왜 전북의 어린이들까지 끌어들일 수 있을까. 대전어린이회관은 번듯한 독립 건물도 아니다. 유성구의 대전월드컵경기장 공간을 리모델링해서 활용하고 있다(실내 3750㎡, 야외 2250㎡). 그럼에도 개관 이후 3년간 55만명이 다녀갔다. 하루 평균 800~900명이 이용한단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예약을 해야 할 정도다.

 

그 비결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 운영에서 찾을 수 있었다. 전북어린이회관이 1회성 이벤트로 끌어가는 반면, 대전어린이회관은 상시 프로그램과 함께 어린이들의 호응도에 따른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수시로 개설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가족뮤지컬. 9월중 진행되고 있는 뮤지컬은 '보물섬'이며, 다음달에는 '안녕, 무지개'가 준비되고 있다. 매월 새 얼굴로 어린이들을 만난다. 평일과 주말 똑같이 하루 3회 공연이 이어진다. 250석의 공연장 좌석은 벤치형이다. 가족간 스킨십을 고려한 배려다.

 

다음달에는 부모님과 함께 하는 동화체험(동화구연)이 준비되고 있고, 체험실별 어린이들의 관심을 끌 만한 프로그램들이 즐비하다.

 

체험존은 크게 7가지. 세계문화체험존에서는 여러 국가들의 주요한 문화현상들을 살펴보고, 체험을 통해 세계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세계관에서 만국기 도미노게임을, 중국관과 이집트관에서 각각 만리장성·피라미드 쌓기를, 프랑스관에서 나폴레옹에 대해 알아보기를, 북극관에서 이글루 만들어보기를 체험하게 하는 식이다.

 

아틀리에 그림방에서는 그림 그리는 것을 놀이삼아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인식시킨다. 흙을 재로로 한 전통문화체험을 하게하고, 어린이 작품을 갤러리에 전시해 감수성과 미적 감각을 발달시키게 한다.

 

'우리 대전사람들'은 직업체험존. 어린 꿈나무들이 지역사회의 삶의 모습과 함께, 생생한 직업체험을 통해 올바른 직업관과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과학의 원리를 아이들이 직접 체험하면서 과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키는 에코존, 400여점의 장난감으로 꾸며진 '도담도담'이 있다.

 

가족과 함께 즐기는 요리교실과, 책을 만들고 퍼포먼스 미술을 경험하는 창의교실도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지난 여름방학때는 '역사야 놀자'가 단연 인기였단다. 6주간 역사를 공부하면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친구들 모두 자신만의 책을 만들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계획이란다.

 

 

▲ 대전어린이회관 '미술로 생각하기'.

△민간위탁으로 자립도 70%

 

이런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데는 회관 구성원들의 의지와 역량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현재 회관을 운영하는 곳은 사회복지법인 기독교연합봉사회. 대전시가 민간위탁 공모를 통해 이 단체를 선정했다. 당초 엑스포과학공원과 월드컵경기장을 두고 저울질한 끝에 접근성이 좋은 쪽을 선택했다. 대전시는 57억원을 들여 리모델링했으며, 연간 6억원을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나머지는 자체 수입으로 충당한다. 자체 재원이 70%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관 조직은 기획관리팀·사업운영팀·상담팀으로 구성돼 있으며, 25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주말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나서 안전지도와 소품들을 정리하고, 필요에 따라 전문요원들이 파트타임제로 투입된다. 이곳은 자원봉사 활용 평가에서도 지난해 전국 4위 평가를 받았다.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즐거워 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문화센터 등과 같은 곳에서 운영하는 경직된 프로그램 보다 자연스럽게 가족들이 함께 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 입니다."

 

이연화 사무국장(37)은 실제'엄마랑 노는 날''아빠와 함께 하는 요리' 등과 같이 가족이 같이 하는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어린이 상당프로그램도 회관이 내세우는 간판 프로그램. 놀이와 체험을 하면서 부모와 아이가 안고 있는 고민들을 나눈다. 전문 상담사 자격을 가진 인력으로 상담팀이 꾸려져 운영하고 있다.

 

"말이나 글이 아닌, 몸으로 배우는 것이 평생 잊히지 않는다고 합니다. 놀이를 통해 안목을 넓히고 잠재적 끼를 깨우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이희민 팀장(36)은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가족간 유대를 돈독히 하는 프로그램 쪽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뒤 지역에서 연극활동을 하다 이곳에 입사했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단다. 초중학생 대상의 과학관이나 놀이시설이 부족하다. 공간이 협소해 현재는 영유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용객들이 외면하지 않도록 시설 역시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과제로 삼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김원용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군산군산 CNG·도시가스 요금 전국 최고 수준⋯ 시민 가계 ‘직격탄’

자치·의회전북애향본부, ‘전북애향상’ 후보자 21일까지 접수

사건·사고남원 교차로서 사륜 오토바이와 SUV 충돌⋯90대 노인 숨져

정치일반李대통령, 국회 초당적 협력 요청... “단결과 연대에 나라 운명 달려”

국회·정당인공태양(핵융합)이 뭐길래..." 에너지 패권의 핵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