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삼성전자, 애플사에 10억 5천만 달러(한화 1조 2천억원) 배상 판결. 이는 미국 사법 역사상 최대 배상액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이 특허 논쟁은 2011년 4월 애플사가 삼성전자 제품이 자사 제품인 아이폰의 디자인과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되었다.
최근 코오롱인더스트리도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진행된 듀퐁과의 소송에서 패소하여 첨단 섬유제품의 미국 내 판로가 막혔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기업의 기술수준이 높아지고,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올라감에 따라 선진 기업들이 우리 기업들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특허 소송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계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성장세를 감안할 때, 우리 기업에 대한 특허 소송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도 선진 기술을 도입하여 발 빠르게 상용화하던 추종전략을 대폭 수정하여,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혁신이 절실히 요구된다.
디지털 카메라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코닥이 필름 시장의 축소를 염려하여 상용화를 미루다 지난 1월 파산했으며, 2010년 중반기때까지만 해도 핸드폰 판매업계 1위 노키아가 통화위주의 일반핸드폰에서 스마트폰 시대로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여 파산에 이르는 위험한 상황까지 온 사례에서 보듯 이제 기술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이다.
최근의 기술개발은 스마트폰 사례에서 보듯이 이종기술간 융복합을 통해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는 데 특징이 있다. 이러한 기술 융복합 시대에서는 개별기업이 내부 역량만으로 새로운 기술상품을 개발하는 것보다는 서로 다른 기술을 가진 개발 주체들과의 협업이나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대안으로 보인다.
내부 연구인력의 200배에 이르는 외부 연구인력을 활용하는 P&G의 경우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이 2000년 4.8%에서 2005년 3.4%로 감소하였으나, 오히려 R&D의 생산성은 60%가 증가한 것은 외부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 생산성 제고에 기여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는 사례로 보여진다.
이밖에 인텔의 경우에도 연구협력을 위해 2001년부터 대학과 공동으로 '래블릿(Lablet)'이라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버클리대학, 영국 캠브리지대학, 중국 칭화대 등과 공동으로 운영을 해오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 개방형 기술혁신을 도입한 기업은 많지 않다. 대부분 외부의 협력보다는 자체 R&D를 중시하고 있고, 특허출원은 증가하고 있으나 많은 특허가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진기업들의 견제와 후발기업들의 추격 속에 기업들의 기술개발이 절실한 지금, 기업들은 개방형 기술혁신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서로 다른 기술을 보유한 기업, 대학, 연구소 등과의 공동 연구는 특히 기술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기술력 제고에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이를 위해 대·중소기업, 연구기관, 학계가 서로간 기술의 흐름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하는 중개기관 육성 등 인프라의 구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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