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5 20:53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일반기사

'연암'이 우울증 짐승?…웃음 포탄 작렬

전주시립극단 '열하일기만보', 박지원 '열하일기' 뒤집는 우화…3~4일 소리문화전당 연지홀서

▲ 전주시립극단의 '열하일기만보' 한 장면.
조선 후기 대표적인 금서(禁書) '열하일기'를 쓴 박지원은 젊은 날 우울증을 앓았다. 그때부터 그는 먹지도 자지도 못하는, 그야말로 '꿀꿀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작품에선 번뜩이는 재치와 유머가 가득하다. '열하일기'는 여정, 유머, 우정, 유목이라는 네 가지 열쇳말로 요약된다.

 

전주시립극단이 내놓은 '열하일기만보'(연출 류경호·작 배삼식)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 '연암'을 말(馬)도 나귀도 아닌 네발 짐승으로, 마부였던 창대를 연암의 주인으로 등장시키는 이 작품은 극도로 만화적인 캐릭터로 빚어내 자칫 지루할 뻔한 연극을 구해낸다. 병적인 호기심 때문에 불면증과 거식증을 동반한 우울증을 앓았던 박지원의 모습이 '연암'의 그것과 겹친다.

 

허허벌판에 위치한 '열하 마을'. 우울증을 앓던 연암은 말을 하게 되면서 사건이 굴러간다. 연암의 '이상한' 증상으로 마을 원로들은 연암을 첩자로 몰아 "기이한 것을 멀리하라"고 말한다. 난데없이 사형 선고를 받게 된 연암을 살리기 위해 창대는 연암이 병에 걸린 것이라고 애걸복걸하고, 마을 사람들 역시 창대의 손을 들어주면서 형 집행은 유보된다.

 

황제가 보낸 어사가 등장하면서 극은 급회전을 한다. 특이한 것을 찾아오지 않으면 마을은 물론 마을 사람들까지 없애버리겠다는 어사의 으름장 때문이다. 모래와 바람뿐인 이 마을에서 기이한 건 연암밖에 없다. 연암은 모두 이 마을을 떠나 방랑하는 대안을 제시하지만 우유부단한 사람들은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열하마을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고조영 국영숙 김영주 백민기 서유정 서주희 서형화 소종호 신유철 안대원 안세형 염정숙 이병옥 전춘근 정경림 최균 홍자연 홍지예씨가 출연한다.

 

'열하일기만보'는 3일 오후 7시, 4일 오후 3·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 일반석은 1만5000원이며 청소년 1만원, 가족권 3만원, 연인권 2만원이다. 문의 063)273-1044.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