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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나무에서 명상을 찾다

조각가 소찬섭 개인전 4일까지 전주 교통아트

▲ 소찬섭 作 '웅크린 자리'
조각가 소찬섭(44)씨는 한결 여유로워졌다. 15년 간 차가운 재질의 돌로 따뜻한 감성을 전달해왔으나, 결이 있는 나무는 한결 수월했다. "다들 나무 작품이 더 매력있다고 하네요." 수줍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이는 그의 작품은 다분히 관조적이고 명상적이면서도 따뜻했다. 지인의 도움을 받아 소나무·떼죽나무 등을 넘겨 받은 그는 최대한 나무의 결을 살리면서도 긁는 작업을 함께 해 색다른 질감을 시도한 것.

 

'명상'이라는 명제에 맞는 합장하는 손들, 웅크리고 있는 사람들, 부처의 손가락 등이 놓여졌다. 자본주의라는 물질성의 확대와 부의 편중으로 인한 소외와 정신의 피폐함을 극복하기 위한 작가적 열망이 담겼다.

 

'갈래길 - 서성이다'는 가장 애착이 깃든 작품. 나무에 거의 손을 대지 않고도 다리와 척추와 같은 뼈대 만으로도 서 있는 남성을 표현한 작품을 보면서 "길 위에서 만난 인연과 그 안에서 새겨진 추억을 돌아본다"고 했다. 전업 작가라는 어려운 길 위에서 서성이는 작가를 보는 것 같다.

 

전시장을 쭉 한 번 돌고 나올 무렵, 한 켠엔 나무 화분과 의자가 놓여 있다. 관람객들에게 생각할 시간과 여유를 주고자 마련한 배려. 최근 2년 간 작업해온 14점은 변형된 인체가 나무의 물성과 조화를 이루며 사색하게 만드는 작품들이다. 대칭적 구도와 절제미, 함축미를 통해 정서적 안정감과 무한공간으로 확장하고픈 작가의 마음이 담겼다.

 

현재 임실 오궁리미술촌에 작업실을 두고 있으며, 전북현대 조각회, 건지회, 아띠회, 버질국제미술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개인전은 4일까지 전주 교동아트스튜디오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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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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