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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강물 배 오기만 기다리면…

김성의 마음사랑병원 상임이사 '강물 되어 강을 건너다' 출간

스스로의 성장 과업을 얼추 완수했다 싶은 어느 날, 흰 가운을 벗었다. 의사로서 부족하지 않은 삶을 살았으나, 그 삶은 나 자신의 행복과는 괴리가 있어 보였다. 김성의 완주군 마음사랑병원 상임이사(57)는 책을 다시 집어들었다.

 

놀랍게도 책과 가까워지면서 쓸데없는 자존심으로 스스로를 인정하지 않았던 시간과 작별인사를 했다. 아무리 충실한 시간을 살았다 하더라도 지금의 그가 예전의 문제를 고민하던 자신일 수는 없다. 이처럼 시간적인 불합치성을 감수해야 하지만 삶의 관찰자에 머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사진 찍기에 매료 돼 지난 2년 간 국내·외를 쏘다녔다. 삶의 풍광을 기록한 사진 260점에 자신의 잔잔한 단상을 쓰고 지인의 도움으로 영문까지 덧붙인 '강물 되어 강을 건너다'(수다) 출간 배경이다.

 

"일반적으로 강을 건넌다고 할 적에 배를 이용해 몸이 젖지 않고 건너가길 원하잖아요. 삶이라는 강물에서 몸이 젖는 걸 주저하기 보다는, 오히려 흠뻑 젖는 걸 감수하면서까지 건너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 것도 안하고 배만 오길 기다릴 순 없잖아요. 그래서 붙인 제목이죠."

 

출사 기간이 고작 2년에 불과해 감히 사진에 대한 철학을 갖고 있다고 하기엔 조심스러우나 그는 책 출간을 통해 새로운 성장소설을 썼다고 했다.

 

성장은 두 아들에게나, 자식을 키우는 부모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삶의 과제. 성장이라는 그 막막한 불확정성 앞에서 스스로에게 격려를 해준 선물에 가까운 책이다.

 

그는 사진을 통해, 책을 통해 자신에게 이르는 길이 무엇인지를 차분하게 읊조린다. 내 질문의 해답을 남이 찾아줄 수는 없다고, 답은 결국 자신에게 있다는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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