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김치 나눔행사같은 작지만 큰 사랑 실천으로 한 해를 뜻깊게 보냅시다
K-water 前 전북본부장
지난 10일 직장 동료들과 함께 전주시 외곽의 어려운 이웃에게 연탄을 배달하면서 관련 단체의 임원으로부터 "어려운 이웃들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늘어난 반면 경제위기 여파로 이들에 대한 후원이나 기부는 예년 같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경제가 어렵다고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소홀해 져서는 안된다. 나눔을 단순한 자선 정도로 생각하거나 생색만 내는 일회성 행사로 여겨서는 더더욱 곤란하다. 어려운 이웃과 마음을 나누고 이들을 끌어안는 일은 계층간 갈등을 최소화하고 사회공동체 의식을 함양하여 우리 사회를 건강한 민주사회로 만들기 위한 투자이다.
'맹자'는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하늘의 도움 보다 지형적 이점이 낫고 지형적 이점 보다는 사람간의 화합이 낫다(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고 하였다. 시대가 지났어도 성현이 전하는 메시지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규모에 비해 나눔문화 수준은 여전히 미흡하다. 이웃돕기나 기부를 아직도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 처럼 인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얼마전 영국 자선구호재단(CAF)이 발표한'2011년 세계 기부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기부지수는 조사대상 153개국 중 57위이다. 이는 저개발국으로 알고 있는 스리랑카(8위), 라오스(10위) 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그런데 그것 마저도 기부 선진국에 비해 기업이나 단체의 기부 비중이 훨씬 높다. 선진국에서는 개인의 기부 비중이 70%를 차지하지만 한국은 개인이 30%이고, 기업과 단체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기업이 경제적 기능을 수행하는 한편 적절한 사회적 책임의 이행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기업의 기부 또한 중요하다. 그러나 나눔 문화의 저변이 탄탄해지려면 개인의 기부가 크게 늘어나야 한다. 기부는 무조건 많은 돈을 내는 게 아니다. 소액이 여럿 모이면 큰 금액이 되고 재능 기부도 어려운 이웃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K-water(수자원공사)는 이러한 취지에서 기업 차원의 사회공헌활동을 실시함은 물론 직원들의 기부액 만큼을 회사가 또 기부하는 매칭그랜트 제도를 시행, 직원들의 기부참여를 활성화하고 있다.
K-water는 댐주변 효나눔복지센터 운영, 해외 저개발국의 식수개발 지원 같은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고, 직원들은 사내 봉사동아리(일명 물사랑나눔단)에 가입해서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등 취약계층에 대한 후원활동과 농기계 수리와 같은 기술나눔 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우리 보다 잘사는 나라에서도 사회적 명암은 존재한다. 그러나 대다수 선진국들은 적극적인 복지정책 시행과 사회안전망 확충으로 계층 간 위화감을 해소하고 공동체 기반을 다져 온지 오래다. 우리 사회에는 제도화된 사회복지가 아직도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래서 도움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어려운 이웃이 주위에 많다.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사랑의 연탄', '사랑의 김치'등으로 상징되는 세밑 온정은 어려운 이웃에게 삶의 용기를 주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작은 물줄기가 모여 큰 강과 바다를 이루듯 작은 정성이 모여 사랑과 희망의 바다를 이루도록 송년을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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