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씨앗 뿌리기
〈자료1〉 카메룬 코끼리 밀렵 비상 두달 동안 80%나 희생
세계자연보호기금(WWF) 카메룬 지부는 수단 출신의 2개 밀렵단이 카메룬의 보우바 느드지다 국립공원으로 향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곳 코끼리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조치들이 이미 강화됐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에도 밀렵꾼들이 이곳으로 침투해 두달 동안 서식 코끼리의 약 80%에 해당하는 300여마리를 죽인 바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당시 밀렵꾼들에 의해 도살돼 상아만 없어진 채 버려진 코끼리의 사체. 〈오른쪽 사진 참조〉 매일신문 2012년 12월 10일
지구에는 다양한 생명체가 살고 있습니다. 인간들을 비롯한 수많은 동물들과 다양한 식물들, 그 외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나 박테리아까지 생명체로 본다면 정말 셀 수도 없는 생명들이 이 지구에 살고 있는 셈이지요. 오늘은 그 중에서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을 논의의 대상으로 정하겠습니다. '동물'이라는 단어의 과학적이고 사전적 의미는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생명체' 입니다. 넓은 의미에서 우리 인간들도 '동물'에 포함되지만 흔히 우리가 '동물' 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사자, 코끼리, 돌고래, 북극곰 등 인간을 제외한 모든 움직이는 생명체들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인간들은 지구의 유일한 주인인 것 마냥 행동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동물들을 학대하고 생명을 훼손하는 일이 지구 곳곳에서 너무도 많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인간과 다른 동물들은 어떠한 관계일까요? 우리들은 동물들을 어떠한 눈으로 바라보아야 할까요? 이번 호에서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보고자 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인간과 동물,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한 문장으로 쓰고 그렇게 생각한 까닭을 적어봅시다.
생각의 싹 틔우기
〈자료2〉 고구려 무용총 수렵도
위의 그림은 고구려의 무용총에서 발견된 수렵도라는 그림입니다.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듯 인간들은 오래 전 부터 동물들이나 식물들로부터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식량과 추위를 이기기 위한 가죽을 얻었습니다. 오늘날에도 극지방에 사는 이누이트들이나 아프리카의 소수 부족들은 여전히 사냥을 하여 식량과 옷감을 얻습니다. 한편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사냥이 법으로 제한된 많은 나라에서는 목장에서 소나 돼지를 키워 우리 인간들의 먹을거리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인간이 생존을 위해 동물들을 사냥하거나 사육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여러분의 생각을 적어봅시다.
그러나 아래의 기사에서 볼 수 있듯이 오늘날 인간들은 단지 생존만을 위해 동물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날 지구상에는 인간의 무분별한 횡포로 인해 많은 동물들이 생명을 잃거나 자유를 침해당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취미로 코끼리의 상아를 수집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모피 코트를 만들기 위해 수천 마리의 물개가 희생되고 있습니다. 미식가라 칭하는 사람들은 울부짖는 곰의 발바닥을 잘라 먹고 거위에게 억지로 물을 먹여 부풀린 간으로 요리를 한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경우는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동물의 생명을 거두는 경우와 비교하여 어떻게 비판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아래의 기사를 읽고 물음에 답해봅시다.
〈자료3〉 무심코 산 티켓이 야생 코끼리 노린다
코끼리는 바나나를 코로 받아 허겁지겁 입에 넣었다. 이어 바닥에 엎드려 있는 사람을 밟지 않고 건넜다. 마이크를 쥔 여성 사회자가 관객들을 안심시키는 듯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동남아에서는 코끼리 발이 사람의 몸에 닿으면 행운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은 타이에서 온 코끼리 보호운동가 생두언 차일럿(닉네임 렉·51)이 고개를 저었다. "그런 전통은 없어요. 화가 난 코끼리가 사람을 밟으면…순간이에요."
12일 렉과 함께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의 한 코끼리 공연업체를 찾았다. 그는 타이에서 코끼리 쇼나 트레킹, 구걸을 하는 데 동원되거나 벌목 노동으로 학대받는 코끼리를 구조하는 일을 한다. 1992년부터 이동 코끼리 병원인 '점보 익스프레스'를 운영하며 거리의 코끼리들을 치료하는데, 어떤 때는 4000~5000달러에 불쌍한 코끼리들을 사들이기도 한다. 이렇게 구조된 코끼리 330마리는 치앙마이에 있는 2㎢ 면적의 '코끼리자연농원'에서 산다. 코끼리자연농원에 갔다 온 한국시각장애인예술협회와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공동초대로 렉과 자연농원의 홍보대사인 영화배우 벤짜시리 와타나(닉네임 보·30)가 한국에 코끼리를 보러 온 것이다.
제주도의 코끼리 공연업체에는 쇼를 하거나 사람을 태우고 '트레킹'을 하는 코끼리가 9마리 산다. 서울대공원 등 다른 동물원의 14마리를 포함하면, 국내에는 최소 20여마리의 코끼리가 사는 것으로 추산된다.
코끼리가 처음 한반도 땅을 밟은 건 1411년으로 추정된다. 〈조선왕조실록〉 태종 11년 기록을 보면, 일본 아시카가 막부의 아시카가 요시모치가 코끼리 한 마리를 보낸다. 생전 본 적이 없는 동물을 어떻게 할지 난감해하던 조정은 병조 소속의 말 목장을 관장하던 관청 사복시에 이를 맡긴다. 하지만 2년 만에 관리들은 손을 들고 왕에게 보고를 올린다. "코끼리가 양식을 수백 석 소비합니다. 그러니 이것을 바다의 섬에 놓아 기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이윽고 코끼리는 전라도 순천부 장도에 보내졌다. 하지만 이듬해 전라도 관찰사는 코끼리가 슬퍼한다는 소식을 보내온다. "코끼리가 풀을 먹지 않고 사람을 보면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부짖으며 나날이 말라갑니다" 이를 불쌍히 여긴 왕이 "멀리 고국을 떠나 이향의 땅에 있는 것은 가련한 일이니 육지로 데려와서 기르도록 하라"며 코끼리를 불렀고, 그 뒤 코끼리는 따뜻한 전라·경상·충청도가 나눠 길러 10년 이상 산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도의 쇼 코끼리들은 타이 옆나라 라오스에서 왔다. 코끼리의 국외 반출은 세계적으로 엄격하게 통제되지만 라오스에선 제약이 덜하다. 쇼가 시작되자 전문가용 카메라로 코끼리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기록하던 렉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끔찍해요."
등뼈가 드러날 만큼 코끼리들은 앙상했다. 자연상태의 코끼리는 다양한 종류의 풀과 과일, 나무껍질을 먹는다. 특히 많은 양의 무기염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글에 사는 코끼리들은 진흙을 먹으며 염분을 섭취한다. 하지만 라오스에서 왔다는 젊은 조련사는 이곳의 코끼리에게 마른풀만 먹인다고 말했다.
발도 건강하지 않았다. 코끼리의 발은 수분이 충분한 땅을 걷는 데 적합하다. 반면 콘크리트 바닥은 관절에 무리를 준다. 코끼리에게 발 질환은 목숨을 앗아갈 만큼 위험해 자연농원에서는 발 전문 수의사를 따로 두기도 한다. 시끄러운 음악소리에 맞춰 우스꽝스런 동작을 하는 것도 소음을 싫어하는 코끼리에겐 스트레스다. 뭉뚝하게 잘린 상아를 보면 자신감도 잃는다.
타이의 코끼리 보호 운동가 생두언 차일럿이 10일 서울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코끼리에 관한 강연회에 나와 이야기하고 있다.
코끼리 뇌는 무게 5~6㎏으로 상당히 발달했다. 유인원, 돌고래 등과 함께 자아가 있다는 것이 증명된 코끼리들은, 암컷 중심의 집단생활을 하며 장례를 지내는 등 죽음을 애도한다. 하지만 약 2년 전에 라오스에서 제주도로 데려온 어린 코끼리(5살 추정) 세 마리는 엄마가 없었다. 2001년 들여온 어른 코끼리들도 한국에 와서 임신한 적이 없다. 덥고 습한 곳에 살던 라오스 코끼리에게 담요로 만든 겨울용 내복을 해 입힐 뿐이다.
치앙마이 북쪽에서 태어난 소수부족 출신의 렉도 어려서부터 코끼리와 함께 살았다. 할아버지가 옆 부족 우두머리의 아들을 고쳐준 대가로 받아온 늙은 암컷 코끼리 '코디'가 그녀의 첫 코끼리였다. 렉은 대학 졸업 뒤 1985년부터 여행사 가이드를 했다. 그러던 중 일본 관광객을 태운 코끼리가 쓰러져 숨진 것에 충격을 받고 공정여행을 하는 여행사를 차리고 코끼리 보호운동을 시작했다. 1만4000여마리의 아시아코끼리 가운데 3분의 1이 관광이나 노동 목적으로 갇혀 있다.
코끼리 학살은 19세기 서구 제국주의가 아시아·아프리카로 진출하면서 시작됐다. 상아 때문이다. 1989년 유엔환경계획(UNEP)이 상아 교역을 불법화한 조약이 발효됐다. 그러자 밀렵이 늘었다. 60년 전 500만마리이던 아프리카코끼리는 이제 47만마리만 남았다. 케냐의 코끼리보호단체는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야오밍을 앞세워 반대 캠페인을 할 만큼 상아의 70%는 중국과 타이 등 아시아에서 소비된다. 지난 7월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 교역에 관한 협약(CITES)' 회의에서는 자연사하거나 인간이나 환경에 위협을 가해 사살당한 코끼리의 경우 상아 거래를 허용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내년 타이에서 열리는 당사국 총회에서 최종 결정되는데, 국제 환경 이슈로 번지고 있다. 〈이하 생략〉 한겨레신문 2012.12.1
1. 위 기사에 제시된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으로 볼 때 과거 우리 조상들이 동물을 어떻게 생각했는 지 적어봅시다.
2. 코끼리 보호 운동가 생두언 차일럿에 의하면 코끼리 쇼는 인간의 이기심과 순간적인 즐거움을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차일럿의 주장처럼 동물 또한 감정이 있다고 가정할 때 인간의 즐거움과 동물의 권리를 비교하여 코끼리 쇼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적어봅시다.
생각의 열매 맺기
지금까지의 이야기들을 정리해보면 인간은 동물을 비롯한 자연으로부터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을 얻습니다. 그것은 다른 동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생명을 존중하지 않고 인간만을 위해 동물을 지배하고 학대해도 된다는 생각은 비판받아 마땅하겠지요. 그럼 우리는 동물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그리고 인간과 동물과의 관계를 어떻게 보면 좋을까요? 다음의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해 봅시다.
〈자료4〉 곰에서 왕으로
홋카이도 지방에 거주했던 니브히 족은 사냥을 동물과의 결투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비록 살아가기 위해 동물을 죽여 고기와 가죽을 얻지만 동물과 인간은 완전히 동등하며 따라서 동물을 사냥할 때 어떠한 속임수도 써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니브히 족의 사냥꾼들은 동물의 목숨을 끊을 때 동물에게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경의와 존경을 표현했습니다. 굴 속에 있는 곰을 공격할 경우, 잠들어 있는 곰을 죽이는 것도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우선 곰을 깨우고 난 후에 공격해야 하며 공격하기 전에 곰을 설득하는 말도 해야했습니다. 또한 동물을 죽인 후에도 그 시체를 함부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필요한 부분만을 사용하고 나머지 부분은 제사를 지내듯이 신중하게 처리했습니다. 나카자와 신이치(2002), 동아시아〉
1. 니브히 족이 오늘날의 돌고래쇼나 동물학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것 같은지 예상해 봅시다.
2. 동물과 인간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고 여러분이 생각한 관계를 기준으로 한다면 오늘날 동물에게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나 법으로 금지되어야 할 행동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적어봅시다.
더 나아가기
△아래의 그림은 동물원의 철창 안에 갇힌 고릴라의 모습입니다. 동물원은 인간이 동물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의 알 권리를 위한 곳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의 알 권리와 동물의 자유권 중 어떤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지 자신의 입장을 정하여 답해봅시다.
〈자료5〉
그림출처=동물원(2002) ,앤서니브라운, 논장출판사
더 읽어볼 책
△빙하쥐 털가죽 / 미야자와 겐지 글·김선배 그림|우리교육
빙하쥐의 털가죽으로 옷을 해 입은 다이치는 지독한 사냥꾼. 동물 가죽을 얻기 위해 살육을 서슴지 않는다. 어느날 검은 여우 900마리를 잡아온다는 내기 때문에 베링이라는 도시로 초특급 열차를 타고 간다. 그러나 열차가 베링에 닿기 전 동물들이 몰려와 그를 끌어내려고 한다. 그 순간 젊은 청년이 나타나 다이치를 구해준다. 일본의 대표적 동화작가인 저자는 인간의 지나친 욕심을 경고하면서 모든 생명이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교훈을 소박한 동화의 형식을 통해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볼만한 영화
△아바타(AVATAR) / 감독 : 제임스 카메룬
가까운 미래, 지구는 에너지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나먼 행성 판도라에서 대체 자원을 채굴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판도라의 독성을 지닌 대기로 인해 자원 획득에 어려움을 겪게 된 인류는 판도라의 토착민 '나비(Na'vi)'의 외형에 인간의 의식을 주입, 원격 조종이 가능한 새로운 생명체 '아바타'를 탄생시키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나비족이 자연을 바라보는 방법과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 방식 사이의 갈등을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6학년 2학기 읽기교과서 - 3. 정보화, 세계화 그리고 우리' 단원의 '우리 모두는 형제이다'을 읽고 인디언들이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아봅시다.
△'6학년 1학기 읽기교과서 - 5. 사실과 관점' 단원의 '생물다양성'을 읽어보고 인간이 동물을 보호하고 존중할 경우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어떤 유익한 점이 있는지 생각해봅시다.
학생의 글
과거 우리 조상들은 살아가기 위해서 동물을 사냥했다. 많은 전래동화나 신화를 보면 동물들은 사람의 친구로 등장하기도 하고 사람이 동물이 되거나 동물이 사람이 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만큼 동물과 사람의 관계가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학 기술이 발달하고 사람에게 강력한 힘이 생기게 되자 사람들은 동물들을 존중하지 않게 되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서가 아닌 재미와 흥미를 위해 동물들을 사냥하고 있다. 또한 사람들의 이기심과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수많은 동물이 희생되고 있다.
우리들도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일부이다. 동물들이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사냥만을 하는 것처럼 우리들도 생명을 사랑하고 필요한 사냥만을 해야 한다. 만약 지금처럼 무분별하게 동물들을 학대하면 언젠가 먹이사슬이 무너지고 생태계의 평형이 깨질 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들에게도 권리가 있는 것처럼 동물들에게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즐거움과 욕구를 위해 동물들을 가두거나 괴롭히는 일은 동물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다시 동물과의 관계를 회복하여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하자.
전주 동북초 6학년 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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