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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힐링 메시지

소멸과 영원 이야기 담아낸 연극'하얀앵두' 전주시립극단 주말 덕진예술회관 무료공연

▲ 전주시립극단이 26·27일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선보일 연극'하얀앵두'.
"우지마라,. 꽃이, 지민서 우는거 봤나? 괘니 사름이 우는기래. 젠세이겉이"('하얀앵두'대사중에서)

 

전주시립극단이 제96회 특별기획공연으로 '한겨울의 문화충전, 감성힐링'이라는 타이틀로 극작가 배삼식씨의 '하얀앵두'를 잡았다. 몸도 마음도 꽁꽁 얼어붙은 추운 겨울, 꼭꼭 닫혀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열고 마음과 감성을 자극시켜 메마른 현대인들의 얼어붙은 가슴에 불을 지펴보려 한다는 게 극단의 기획 의도다.

 

극작가 배삼식씨는 '열하일기만보''허삼관매혈기''주공행장'등의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전주시립극단이 그의 희곡 '하얀앵두'를 손질해 무대에 올린다(전주 덕진예술회관, 26~27일 오후 3시, 7시 4차례 공연).

 

작품은 50대의 잊혀져가는 작가가 어느 가을날 강원도 영월 산골에 반아산이 전원주택을 얻어 내려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주인공 반야산은 텅 빈 마당을 보며 하얀앵두가 있던 할아버지의 정원을 복원하고자 한다. 유난히 꽃나무를 좋아했던 할아버지의 정원 이야기와, 할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린 하얀 앵두에 대한 작가 자신의 유년시절의 기억을 모티브로 삼고 있다.

 

'형체를 가진 모든 것들은 언젠가 부서진다. 그러나 기억이 남아있는 한, 소멸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떤 존재는 사라짐으로써, 누군가의 기억 속에 화석처럼 일종의 '영원'을 얻는다.'

 

이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다. 지질학에 바탕을 둔 사유로 확장된 시간의 순환성, 그리고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과거와 미래, 영원의 순간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1998년 '하얀 동그라미 이야기'를 시작으로 번역극과 창작극을 넘나들면서, 정극과 마당놀이, 음악극에 이르기 까지 여러 무대예술 장르의 밑그림을 빼어난 솜씨로 그려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탁원한 구성력과 맛깔스런 대사를 구사해온 그는 이 작품에서도 상상력과 재기를 한껏 발휘한 독창적인 이야기를 펼친다.

 

이 작품은 2009년 서울 두산아트홀에서 과학연극시리즈로 올려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질학과 원예학 관련 용어들이 많이 나오지만, 과학적 지식과 상관없이 마음 따뜻하게 실컷 웃을 수 있는 연극이다.

 

극단 상임연출가인 류경호씨가 감독을, 정진권씨가 연출을 맡았다. 서주희, 서형화, 소종호, 안대원, 안세형, 이병옥, 정경림, 최균, 홍자연씨가 출연한다.

 

극단은 공연과 함께 공연을 작품으로 만나는 색다른 이벤트도 마련했다. '아리랑을 그리는 팝 아티스트' Artist sam의 '하얀앵두'에 대한 무대스캐치,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장면을 그린 작품들과 개인소장 작품들을 공연장에 전시하는 이벤트. 공연을 보고나온 관객들이 공연에서 봤던 무대가 연상되는 그림의 만남으로 공연의 감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극단은 공연당 작품 1점씩 진행 이벤트를 통해 관객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무료 공연. 문의 063)273-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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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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