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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 소리여행 더 달콤해지겠네

전주문화재단 마당창극 '천하맹인 눈을 뜬다' 첫 시연

▲ 지난 10일 전주소리문화관에서 열린 마당창극 '천하맹인이 눈을 뜨다'첫 공연에서 안숙선 명창과 왕기석 명창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추성수기자chss78@
지난 10일 전주소리문화관에서 처음 선보인 전주문화재단의 마당창극'천하맹인 눈을 뜬다'(이하 '천하맹인'). 판소리 다섯 바탕 중 가장 비극적이어서 아름다운 '심청가' 중 '황성맹인잔치'를 마당창극으로 어떻게 각색했을까.

 

이날 황봉사와 '그렇고 그런 사이'로 눈 맞은 뺑덕 어미를 열연한 김성예 명창의 추파와 이런 뺑덕을 꼬드기는 이순단 명창이 남장한 황봉사가 얼싸 안고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추는 순간 객석은 무장해제돼 버렸다. 관객들이 곧 보게 될 것이 흔한 고전이 아님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천하맹인'은 고전에 충실하는 이전 시대의 해석과 재미를 중시하는 현대적 해석 사이에서 심사숙고 끝에 나온 일종의 절충법. 해학미와 비극미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7개 장면이 끝날 때마다 객석은 출렁댔다.

 

모든 역은 더블 캐스팅. 나이가 무색하다는 말로는 모자란 안숙선 명창이 열연하게 될 심청과 출중한 연기력과 장쾌한 소리로 객석을 휘어잡는 왕기석 명창이 소화하는 심봉사의 조합을 두고 재단 측은 "국내에서 국보급으로 꼽히는 명창들의 출연으로 명품 공연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북도립국악원을 대표하는 남매 송재영·장문희 명창의 심봉사와 심청은 동편제 소리의 꼿꼿한 자존심을 보여줄 듯. 국악의 대중화를 시도하며 팔색조의 매력을 갖춘 박애리 명창의 농익은 심청과 젊은 소리꾼 중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신진원의 풋풋한 심청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남장한 이순단 명창의 의뭉스런 황봉사 연기와 20년 넘게 '심봉사 전문 소리꾼'으로 정평이 난 김학용 명창의 황봉사 연기 대결은 둘 다 타고난 '배우'임을 방증하는 기회에 다름 아니다.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로 스승인 故 오정숙 명창의 얼굴에 먹칠하지 않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임한 김성예 명창의 끼 있는 뺑덕 어미 역할도 '약방의 감초'로 기대를 모은다.

 

18일부터 10월5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전주소리문화관에서 선보이는'천하맹인'은 전통체험과 잔치음식이 결합된 문화상품. 부채·목판·다도·막걸리 시연·한지 서책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과 전라도 어머니들의 손맛으로 푸지게 차려질 잔치음식이 기다리고 있다. 올해 한옥 숙박이 결합된 이색 패키지 티켓(2인 11만5000원·4인 18만원)까지 마련 돼 '천하맹인'의 특별함이 더해졌다. 문의 063)28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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