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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에게 폭행당하고…학부모에 봉변…더 작아지는 선생님들

스승의 날, 교단의 우울한 자화상 (상)교권추락 실태

과도한 업무 폭증과 교권침해 등에 교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스승의 날'을 앞두고도 교직사회의 분위기는 침체돼 있다. 교원업무경감 대책에도 불구하고 줄지 않는 공문으로 학기 초만 되면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는 교사들의 불편한 진실.

 

스스로를 '갑'으로 알고 교사에게 폭언하고 심지어는 폭력까지도 행사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그릇된 인식 등에 의해 교사들은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에 본보는 두 차례에 걸쳐 교권 추락 양상과 원인, 존중받는 교직사회 실현을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짚어본다.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도내 초·중·고등학교에 도교육청이 보낸 공문은 모두 1683건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381건에 비해 302건(21.9%)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각 지역교육지원청 공문, 메신저나 문자메시지를 통한 지시까지 합치면 일부학교의 경우 최대 1만건 이상의 공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학기 초만 되면 새로 바뀐 교육정책 안내 및 각종 통계 보고 등이 한꺼번에 몰려 학생 생활지도에 차질을 빚기도 한다는 지적이다.

 

도내 교권침해 사례도 2012년 217건으로 2010년 51건에 비해 4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교원단체총연합회가 조사한 '2011~2012년 도내 교권침해 사례'에 따르면 교사들이 수업현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모 초등학교 6학년생 A군은 수업시간에 교사에게 욕설을 하는 등 상습적으로 수업진행을 방해했다. 교사로서 손쓸 틈을 주지 않는 사례로 교사의 권위가 먹히지 않는 가장 많은 유형이다.

 

중학생 B군 등은 여교사 앞에서 동급생과 싸울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위협하고 이를 말리는 교사를 힘으로 밀어부쳤다.

 

학부모 C씨는 자녀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해당 학급의 상황을 녹음한 후 '담임교사는 거짓말쟁이'라는 말을 퍼트렸고 이에 항의하는 해당 교사에게 폭언을 가했다.

 

이를 지켜본 일부 교사는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 치료를 받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이같은 생활지도 및 업무 폭주에 대한 어려움으로 명예퇴직 교사도 늘고 있다. 지난해 명예퇴직 교사는 모두 218명으로, 전년 175명보다 43명(24.6%) 증가했다. 교육계에서는 이 같은 교권 위상추락의 원인으로 체벌금지, 학교폭력 관련 민원 급증, 학생 인권의식 향상, 경쟁교육 강조 등을 꼽고 있다.

 

이와 함께 이처럼 교사들의 사기를 저하하는 교단의 환경 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주의 한 중학교 교사는 "체벌이 금지되면서 학생들이 교사를 전혀 무서워하지 않게 됐다"면서 "조금이라도 싫은 소리를 하면 바로 부모들이 학교로 달려오니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생들도 인권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작은 통제에도 반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좋은 성적만을 바라는 부모들이 학생 인성지도에는 소홀한 것도 주요한 원인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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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국 psy235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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