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산만·충동적 행동 징후 전문의 정확한 진단 받아야 / 방치하면 사회적응 어려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로 불리는 ADHD(Attention Deficit Hype ractivity Disorder)는 학령전기 및 학령기 아동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소아정신과 질환이다.
우리나라 초등생 480만명 가운데 3~8% 가량인 약 26만여명이 'ADHD 아동'으로 추정된다. 평균적으로 학급당 1~2명은 ADHD 때문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셈이다. 하지만 제대로 치료를 받고 있는 아동은 많지 않다. ADHD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인해 ADHD 아동들이 치료 기회를 놓치고, 부모와 교사들도 상당한 좌절감과 스트레스 속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 그만큼 조기진단과 치료가 절실하다
△전북지역 학생 20.2%가 관심군
지난 3월 21일 제299회 전북도의회 임시회에서 김연근 의원은 교육부가 2월에 발표했던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시·도별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해 5~10월 전북지역 초·중·고교생 25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검사에서 전체의 20.2%가 '관심군'으로 분류돼 전국 최고치로 나왔다. 6%는 '주의군'으로 분류돼 전국 4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김연근 의원은 이날 "교육청 차원에서 전문기관과 연계한 관리체계를 구축해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학생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해마다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신체발달의 정도를 신체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처럼, 학생들의 정서 행동 발달정도를 평가하고 성장과정에서 흔히 겪게 되는 인지 정서 사회성 발달과정의 어려움을 초기에 평가하고, 신속한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실시하는 선별검사이다. 이 검사는 온라인 검사로 실시되며, 온라인 검사가 어려운 경우 서면검사도 가능하다. 초등학생은 학부모가 자녀의 정서행동 영역을 평가하게 되며, 검사결과에 따라 학생 개별 면담을 실시한다. 전문기관의 추가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학생은 학부모의 동의 아래 심층평가 및 삼담치유 등 체계적인 서비스를 받도록 지원한다.
△학기초 ADHD상담 크게 늘어
최근들어 소아정신과나 심리상담소에 치료를 받으러 오는 아동들이 평소보다 2배 가량 늘어났다고 한다. 신학기가 시작되고 4월초 학부모 총회에 참석하면서 ADHD 상담이 늘어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담임교사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동들의 학부모 면담과정에서 전문상담을 권하는 일이 일반화되었기 때문이다.
해마다 신학기가 시작되면 대부분의 아동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되면서 학교 갈 시간이 되면 '배가 아프고 머리가 아프다'는 등의 어린이스트레스를 경험한다. 그런데 ADHD 아동에게는 일반아동보다 더 적응하기 어려운 것이 첫 시작과 신학기이다.
초등학교에서 전문상담사로 근무하고 있는 이금희씨는 "ADHD아동은 초등학교 1학년 입학 후에 많이 드러난다"면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의 유치원과는 달리 학급 숫자도 많아지고 학습시간도 긴 학교라는 환경에서 '몸을 많이 움직인다', '지시를 잘 안 따른다', '준비물을 잊어버린다' 는 등의 두드러지는 행동을 보이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금희 상담사는 "ADHD를 문제라고 보기보다는 아동의 특성으로 볼 수도 있다"면서 "정서적으로 민감하거나 높은 수준의 에너지를 가진 아이일수록 틀에 박힌 학교생활을 못 견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상담사는 또 "이 같은 아동들이 충동적이고 산만하며 부주의한 아동으로 낙인찍히게 된다"면서 "하지만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게 아동을 뜯어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아동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노력하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초등 2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박미순 교사는 "여느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ADHD가 아닌지 의심이 되는 아이가 발견된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다른 아이들이 조용히 수업에 집중하는데 ADHD 징후가 보이는 1~2명이 떠들고 돌아다니면 학급 전체의 분위기가 흐트러져 수업진행이 너무 힘들다"면서 "학교에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 보면 아동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세심한 교육을 하기에는 무리"라고 지적했다. 박 교사는 그러면서 "요즘은 정신과 치료에 대한 사회의 인식도 많이 부드러워져서 부모에게 전문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는 권유를 한다"고 말했다.
△전문의 정확한 진단 선행돼야
ADHD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전두엽 손상, 대뇌 도파민 감소 등 뇌의 신경생물학적 원인이 결정적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핵심증상은 주의집중력 결핍(주의산만), 과잉행동, 충동성 등이다. 이로 인해 아동의 정상적인 학교생활, 학업수행 및 가정생활에 지장을 준다.
먼저 주의력 결핍의 경우 집중력이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에 외부에 대한 자극에 쉽게 산만해지는 증상을 보인다. 매일 해야 하는 일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문제를 풀 때 선택답안을 모두 읽지 않고 답을 선택한다거나, 앞의 장애물을 보지 못하고 뛰어가다가 넘어지거나 위험한 차도를 잘 살피지 않고 뛰어들어 교통사고를 당하는 위험도 높다. 과잉행동은 말이나 움직임이 과한 증상이다. 손과 발, 신체 전체를 가만두질 못하고 지속적으로 움직인다.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자리를 벗어나 마구 돌아다니며 끊임없이 말을 한다. 따라서 차분히 해야 하는 놀이에 어려움을 느낀다.
충동성은 말을 하는 것보다 행동이 먼저 나가는 경우이다. 질문을 하고 있는 경우에도 불쑥 자기 말을 앞세우거나 자신의 차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불쑥 행동하여 다른 사람을 방해한다.
이러한 징후들로 인해 아동은 학업수행도가 낮으며 또래들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고, 사소한 일로 다툼이 잦게 된다. 따라서 학교생활이 원만하지 못하고 친구로부터 따돌림이나 무시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ADHD 증상이 의심되면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방치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적인 관계를 형성하는데 큰 어려움을 준다. 세심한 관심을 통해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금 주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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