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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수요포럼 "닫힌 문화계 풍토서 열린 비평 쉽지 않아"

"인맥관계 얽히고설켜 내부 비판 금기시" / 건강한 담론위한 '공론의 장 마련' 공감

▲ 17일 전주 한옥마을 공간 '봄'에서 '비평과 담론이 사라진 전북문화,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열린 마당 수요포럼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비평과 담론이 사라진 배경에 대해 '그들만의 리그'라고 불릴 정도로 내부 비판을 금기시 하는 문화예술계 분위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비평과 담론이 사라진 전북 문화,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열린 마당수요포럼에서 사회를 맡은 이경진 임실군청 축제육성담당자는 '학계의 금기를 찾아서'란 책을 인용하며 "이 책에서 지적한 금기가 첫째 스승 비판, 두 번째 전공불가침 금기, 세 번째가 동종 업계간 서로 봐주기로 정리될 수 있다. 학계를 문화예술계로 바꾸면 이는 도내 실정과 비교해 다 맞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도내 문화계 현실에서 제대로 된 비평과 담론의 형성은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얽히고설킨 지역문화예술계 인맥 관계에서 사실상 제대로 된 비평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형로 전북민예총 음악분과 회원도 "일부 분야의 예술 장르에서는 대상을 수상하면 개인의 상이 아닌 스승의 상이 된다. 스승이 절대 권력을 갖고 먹이사슬의 최 정점에서 독식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승을 제대로 비평할 수 있는 것을 바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동종 분야에서 암묵적으로 이뤄지는 칭찬 일색의 '주례사식 비평'도 도마에 올랐다.

 

고형숙 문화연구 창 기획팀장은 "전시를 하면 약속이나 한 듯 작품에 대해서는 '잘했어', '수고했어' 등의 상투적인 말만 오간다. 대부분 동종업계에 대해서는 모호하게 이야기 하거나 무관심 내지는 모호한 긍정으로 얼버무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김미진 전북도민일보 기자는 "지역 문화예술계 대부분이 문진금(문화예술진흥기금)을 받아서 활동을 하기 때문에 평가나 비평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만에 하나 잘못한다는 말이 나가게 되면 이들이 다음에 문진금을 받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당장 문진금이 끊기면 생활고를 겪게 되는 문화예술인들이 많은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건전한 비평과 담론을 형성하기 위한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지만 이를 공론화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포럼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건강한 비평과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뒷담화로 이뤄지는 비평이 아닌 공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공공기관에 흡수된 비평 1세대들이 관 위주로 담론을 형성하기 보다는 건전한 비평과 담론을 형성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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