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덥거나, 지루하게 비를 퍼부은 올 여름도 이제 기억 속에 머물 날이 머지않다. 절기상 여름은 이미 끝난 지가 오래지만, 달력상의 여름도 고작 닷새밖에 남지 않았다. 9월 상순까지는 여전히 무덥고, 비가 잦은 '여름 같은' 날씨가 이어진다고는 하지만, 말썽만 많았던 여름도 '안녕'이라는 마지막 말 앞에서는 시원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가는 여름을 코앞에 남겨두고 눈치 없이 폭염은 여전히 극성을 부리고 있지만, 그래도 가을은 온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진 공기가 여름의 기운을 서서히 밀어 내고 있다. 많은 비로 많은 이들을 시름에 젖게 한 여름 날도,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한 무더운 날들도, 페르시아의 왕과 신하들의 이야기 속에서 전해지는 말처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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