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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계북초로 산촌유학 온 서울 태랑초 학생들

15명 한달간 문화체험 / 53명뿐인 학교에 활기 / "내년에 또 오고싶어요"

▲ 장수 3일장에 나온 서울 태랑초 학생들이 대장간에서 낫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장수 계북초등학교(교장 이광진)가 '유쾌한 반란'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전교생이 53명에 불과한 계북초의 돌파구는 산촌유학. 계북초는 서울 태랑초 꼬마 이주민 15명을 1달 간 받기로 했다. 산촌 유학학교, 전원학교, 혁신학교 등을 내세운 이 작은 학교의 특성화 전략은 학생·학부모 모두를 웃게 하고 있다.

 

가장 큰 난관은 농가들의 설득이었다. 2004년 귀촌한 서해자·우현씨 부부 등을 비롯해 주민들의 협조로 아이들은 이제 게임과 학원 대신 자연을 벗삼아 친구들과 노는 즐거움을 경험하고 있다.

 

전재완 계북초 교사는 "1~2주일까지 엄마를 그리워하던 아이들도 이제 서울에 가면 답답할 것 같다고 얘기한다"면서 "내년에도 다시 오고 싶은 아이들이 벌써부터 눈도장을 찍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개성 강한 아이들로 인해 학교는 물론 농가는 재밌는 사건의 연속이다. 오후 4시만 되면 아이들은 수업으로부터 해방. 평소 2~4개 학원을 다니며 피곤해하던 아이들은 뗄감 모으기, 깨 털기, 닭모이 주기 등 도시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체험으로 잠자는 시간도 아까워할 정도다. 박승리·김민휘 양(5년)은 "서울에선 학원을 다니느라 친구들이 다들 바쁜데, 이곳에선 학원을 안 가도 되는 데다 학교가 작아 친구는 물론 다른 학년 언니·동생들과도 친하게 지낼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곤충박사'인 조우진 군(5년) 등은 최근 밭에서 몽땅 잡아온 메뚜기를 닭 모이로 준 덕분에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한 암탉들이 달걀을 낳은 경험을 들려줬다. 덕분에 아이들은 따끈한 계란을 얹은 비빔밥으로 포식하는 호사를 누렸다는 것. 서울에선 비데가 없으면 화장실에 못갔던 송하준 군(5년)은 "이젠 집에 가면 잿간이 그리워질 것 같다"고 할 정도로 재래식 화장실에 완벽하게 적응했고, 평소 아토피 비염으로 고생을 했던 홍승현 군(3년)은 "서울에선 매일 등을 긁었는데 여기서는 잊고 산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아이들은 넓은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마음껏 논다는 점, 편식하지 않게 된 점, 도서관에 재밌는 만화책을 볼 수 있다는 점 등을 꼽으며 어느새 '산촌유학 예찬론자'가 됐다.

 

이처럼 아이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뜨거워지자 계북초는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수도권 학생들을 더 많이 받되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장수군의 적극적인 정책 의지로 아이들은 참가비 20만원을 제외하면 거의 무상체험이나 마찬가지여서 계북초는 앞으로 참가자 문의가 쇄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광진 계북초 교장은 "유학 온 아이들 덕분에 마을도 활력이 생겨나고 있다"면서 "산촌유학이 성공하게 된다면 아이들과 터를 잡겠다는 귀촌자가 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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