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별 논술 폐지·모집군 바꾸기 등 연쇄 반응 / 지방 상위권 학생들 문턱 낮아진 수도권 선호
‘정시 확대·논술 폐지’로 요약되는 서울대의 2015학년도 입시전형 개선안이 공개되면서 지역 대입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는 한편 지역 논술업계는 위축되는 등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전북지역 자사고·특목고는 물론 상위권 일반고 학생들이 지역 대학 대신 진입문턱이 낮아진 수도권 주요 대학에 몰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대는 지난 14일 △정시 모집 나군에서 가군 이동 △정시 모집에 수능성적만 반영(논술 폐지) △정시모집 규모 확대(24.6%) △의대·치대 등에 문과학생 지원 허용 등으로 요약되는 2015학년도 입시안을 발표했다.
뒤이어 고려대·연세대가 수시 논술전형을 축소하고 학생부 종합전형을 늘리면서 정시는 소폭확대하는 내용의 후속 입시개편안을 내놓으면서 ‘서울대발(發) 입시 패러다임 도미노’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처럼 논술 비중은 축소하면서 수능 위주로 정시가 강화되는 대학 입시안에 대해 도내 고교 진학부장들은 의외로 반기는 분위기다. 해마다 전북지역의 서울대 합격생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지역의 상위권 학생들이 서울대 보다는 고려대·연세대 등 수도권 대학 진학에 관심이 더 많을 것이라고 전망해서다. 반면 지역 대학은 상대적으로 우수인재들을 뺏길 수도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전북지역 서울대 합격생은 총 113명으로 자율형사립고인 상산고 52명을 제외하면 거의 한 학교 당 1~2명에 그쳤다.
손주인 전북외고 진학부장은 “대입이 수시에서는 학생부 비중이 커지고, 정시에서는 수능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는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그동안 내신에서 불리했던 특목고 학생들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는 예상하지만 무조건 유리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조청운 전주고 진학부장은 “서울대가 ‘정시는 수능, 수시는 학생부 위주’로 방향을 잡으면서 수도권 대학들이 논술 축소로 돌아섰다”면서 “논술 비중이 줄게 되면 학생들이 오히려 정시를 집중 공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서울대의 새로운 입학전형 도입으로 외국어고 등 특목고 지원이 늘어나고 상위권 대학의 합격선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투스청솔 관계자는 “주요 대학들이 논술로 우수 학생을 선발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서울지역 상위권 수시 논술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특목고 학생들이 의·치의대에 지원하면 SKY(서울·연세·고려대) 인문계 최상위 학과의 합격선도 다소 하락하고 서울대의 가군 이동과 다른 대학들의 연쇄 이동으로 군별 합격선 예측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역 논술학원가는 지난 9월 교육부가 발표한 입시안에 이어 서울대의 내년 입시정책이 직격탄을 줬다며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주에서 논술학원을 운영하는 A씨는 “서울대 정시 논술이 폐지되고 교육부 정책도 논술을 없애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 내년 논술 시장 상황은 지금보다 더 열악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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