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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2년, 겉도는 수석교사제] 교감·교무부장 역할과 중복, 새 교수법 적용할 권한 미미

업무 보완해 줄 교사정원 배정 없어 기피 / 도내 충원율 50%, 정부 내년 600명 선발

‘학교수업의 질을 높이겠다’며 지난 2011년부터 도입된 수석교사제가 전북지역 교육현장에서 겉돌고 있다. 2년째 수석교사 모집인원을 못 채우고 있는 데다 학교에서도 수석교사를 반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경력 15년 이상의 교사를 대상으로 한 수석교사제는 교장·교감 등 관리직을 맡지 않는 대신 교수법 개발, 신임교사 지도 등을 전담하는 제도를 말한다. 임기는 4년으로 재심사 후 재임용될 수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교육부는 올해 전국 유치원·초·중·고교에 1649명이 배치된 가운데 내년 600여명을 추가 배치한다고 25일 밝혔다. 교육부는 이번에 선발 목표인원을 제시하지 않고 시·도교육청이 자율적으로 선발규모를 정하도록 했다. 하지만 전북지역의 경우 수석교사가 당초 정원의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년동안 채용된 수석교사는 52명에 그쳤다. 올해의 경우 수석교사 신규임용은 7명(초등 2·중등 5)으로 정원(20명)을 크게 밑돌았다. 이처럼 전북지역 교육현장에서 수석교사제를 기피하는 이유는 수석교사의 업무보완을 위해 교사충원이 불가피한 반면 정작 교육부가 교사정원을 추가로 배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업무가 줄어야 할 수석교사와 기간제교사 간 업무 부담은 가중되고 있으며, 일부 수석교사는 생활지도 가산점 혜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담임을 맡고 있는 실정이다.

 

한 전주지역의 수석교사는 “교장의 마인드에 따라 연구개발한 교수법을 적용할 기회조차 주지 않아 사장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수석교사제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더욱이 수석교사의 수업공백을 막기 위한 정원외 기간제교사는 할당된 수업시간(18~22시간)을 채우기 위해 다른 학교로 수업을 나가면서 생활지도 등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정성우 전북교육청 교원인사과 장학사는 “지원율이 낮은 데다 할당량 채우기식 선발을 하지 말자는 취지에서 역량이 되는 교사만을 우선 선발했다”면서 “대신 수석교사 업무 지원을 위해 초등은 정식교사를 1명 더 배치했고, 중등은 기간제교사 1명을 파견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수석교사의 역할이 교감·교무부장과 겹치고 권한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도 학교에서는 갈등요인으로 꼽힌다. 방숙자 전주기린초 수석교사(전북수석교사협의회 초등지회장)는 “교육부가 수석교사의 권한에 관한 명확한 지침을 내려주지 않아 수석교사의 위치가 불안하다”면서 “조금만 노력하면 승진할 수 있는 젊은 교사들조차 수석교사제에 대한 관심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이점열 군산동고 수석교사(전북수석교사협의회 중등지회장)도 “교장의 의지에 따라 수석교사제의 성패가 갈리는 현실은 그만큼 수석교사의 위치가 대단히 불확실하다는 뜻”이라면서 “시행령에 수석교사의 권한을 확실히 해야 수석교사제가 현장에서 안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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