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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내 친구! NIE 우수학교 ① 순창 중앙초

흥미위주 기사 스크랩 어려운 용어 이해 술술 /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매년 두차례 신문제작

▲ 지난 13일 순창 중앙초 5학년 3반 학생들이 NIE 교과서를 펼쳐 놓고 신문활용교육을 하고 있다.

신문은 단순히 ‘세상의 정보를 전하는 소식지’에 불과할까. 정답은 ‘아니다’이다. 신문의 효과는 무궁무진하다. 특히 신문을 제대로 활용하면 읽기·쓰기 능력은 물론 사고력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 교재가 된다. 본보가 주최한 제6회 전북 NIE대회에서 수상자를 배출한 학교를 3차례에 걸쳐 탐방한다. 학생들과 지도교사를 만나 학교급별 학생의 눈높이에 맞는 신문활용교육(NIE·Newspaper In Education) 요령을 들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NIE 거점학교’에 2년 연속 선정된 순창중앙초등학교(교장 서경주)는 지난 10월 열린 제6회 전북 NIE대회에서 대상 등 각종 수상자를 배출해온 우수 학교다. 5학년 3반 학생들은 매일 오전 8시25분부터 55분까지 30분 간 NIE 교과서를 펼쳐 놓고 신문과 친해지는 시간을 갖는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출간한 NIE 교과서를 통해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기사를 읽고,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정리하게 되면서 신문을 더 즐겁게 활용하고 있다.

 

“최근 읽은 신문기사 중 가장 기억나는 게 뭔가요.”

 

질문을 받은 한가현 양(12)은 잠시 생각하더니 답했다. “구글 글라스요. 안경으로 만든 스마트 기기인데, 화면에 실시간으로 날씨정보가 뜨고 말만 하면 사진과 영상을 찍을 수 있대요. 보고 있는 사물의 정보까지 쉽게 검색이 된대요. 정말 신기하죠?”

초등학교 5학년치곤 정보력이 있는 답변 뒤엔 NIE가 숨어 있다. 지난 2009년에 부임한 이명신 순창중앙초 지도교사가 학교신문을 제작하면서 NIE에 팔소매를 걷어부치고 나서게 되면서부터다. 이 교사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흥미와 재미. 정형화된 답변을 피하고 각자의 개성으로 풀어내는 학생들의 스크랩북을 더 반기는 이유는 결국 NIE는 ‘놀이’로 이어져야 한다고 봐서다.

“일단 아이들이 가장 흥미로워하는 기사를 찾게 했어요. 남학생들은 주로 스포츠, 여학생들은 오히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더라구요. 처음엔 어려운 용어 때문에 신문 보기를 어려워하던 학생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화했어요. 어려운 용어의 뜻을 찾아내 적고, 그림을 그리면서 재미를 찾더라구요.”

 

학생들이 만든 두툼한 스크랩 북에는 평균 1시간 이상씩 신문에 투자하며 시도한 다양한 작업이 녹아 있었다. 학생들은 본보에 소개된 3년 째 커피숍을 운영하며 수익금 매달 절반 기부해온 강희종·오기숙 부부의 기사와 도내 최고령 위안부 피해자인 최선순 할머니 부고 기사 등을 읽고 스크랩을 하면서 △기사 내용 요약하기 △더 깊이 들여다보기 △내 생각 들여다보기 △입체적 시각 훈련 등으로 정리했다. 강희종·오기숙 부부의 기사를 읽고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을 연상시키는가 하면, 최선순 할머니 기사와 관련해 할머니·일본의 입장을 자신의 상상력으로 답변을 적어낸 순진하고 해맑은 글을 읽어보면서 ‘신문 =다목적 교육도구’라는 등식에 절로 동의가 됐다.

 

학생들이 꼽은 NIE 장점은 다양한 분야의 기사를 접하며 관심사가 확장된다는 점이다. 이연재 양(12)은 “역사·과학·음악 등 다방면의 기사를 섭렵해 배경지식이 많아진다”는 장점으로 꼽았고, 김가연 양(12)은 순창초가 발간하는 어린이신문‘순창중앙 꿈동산’을 가리키며 “기사를 쓰는 데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기자가 꿈이라던 가현 양은 “기사를 쓴 뒤 신문 기사와 비교해 보면 어떤 대목이 빠졌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며 조목조목 짚었고, 최하린 양(12)은 “어려운 단어와 순우리말을 많이 알게 됐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NIE 덕분에 순창중앙초 어린이기자단‘라온’이 매년 두 차례 내놓는 어린이신문은 학생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도배되고 있다. 하반기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아이돌 그룹 EXO 기사에 QR코드를 삽입해 음악까지 듣게 하자는 의견이 나오자마자 만장일치로 반영됐고, 요리사가 장래희망인 김서영 양(12)의 아이디어로 건강시리즈가 마련돼 한국인의 슈퍼푸드로 블루베리 등이 소개됐다. 호기심이 많은 남시언 군(12)은 과학상식코너‘Why’를 통해 ‘맨홀 뚜껑이 둥근 이유’ 등을 인터넷 자료를 찾아 알기 쉽게 연재하는 등 작지만 알찬 코너가 지면을 메우고 있다.

 

서경주 순창중앙초 교장은 “평소에 신문을 만날 기회가 적은 학생들에게 가까이 접하게 하고, 학습 자료로도 활용하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쑥쑥 자란 아이들을 보는 게 큰 기쁨”이라면서 “현재로선 교사의 적극성으로 시행되는 NIE가 다른 학교에도 보편화 돼 모든 학생들이 신문 읽기의 즐거움을 알게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이명신 교사가 말하는 NIE 장점 "스스로 생각하는 힘 길러줘 관심 영역 다양하게 확장도"

이명신 순창중앙초 교사(29)는 ‘NIE 전문가’로 통한다. 2009년 순창중앙초 부임 뒤 학교신문을 맡게 되면서 ‘학생들과 동아리를 만들어보면 어떨까’하는 관심이 이제는 무거운 책임감이 됐다. “신문은 어른들만 보는 딱딱하고 지루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게 가장 어려웠다”는 그는 “이젠 학생들의 열렬한 관심으로 때론 휴일도 반납하고 밀린 기사를 처리하게 됐다”며 웃었다.

 

학창 시절부터 부모님이 동아일보·전북일보를 구독한 덕에 매일 아침 신문을 보는 게 습관이 된 그는 현실과 동떨어진 교과를 억지로 배우게 하는 대신 학생들이 재밌게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촉매제가 신문이 될 수 있다고 여겼다.

 

“신문이 살아있는 교과서라고 하잖아요. 처음엔 NIE교과서가 없어서 제가 나름대로 교재를 만들어 해봤는데, 뭔가 엉성한 것 같더라구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NIE교과서를 지원받게 되면서 학생들 눈높이에 맞게 알차게 꾸려져 있어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교사가 꼽은 NIE의 최대 장점은 스스로 자신의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게 하는 것. 다양한 분야의 기사를 접하며 관심사가 자연스레 확장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특히 정보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사진·그래프·만평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교사는 “글이나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아이가 훨씬 빨리, 쉽게 이해한다”면서 “스크랩북을 돌려보면서 생각의 차이를 확인하게 하는 과정도 필수”라고 했다.

 

NIE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어린이신문의 구독이다. 그는 “시·군의 경우 인터넷을 자유롭게 활용하기 어려운 가정이 의외로 많다”면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중앙지의 어린이신문 구독료 지원을 검토해주면 좋겠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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