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우수 평가, 전북대병원에 문 열어 / 예방·조기발견·치료 컨트롤타워 역할 / 올해 '생·각·바·꾸·기' 인식 개선 중점
치매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치매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조기 발견 및 치료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주된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한 ‘고령화에 따른 국가 재앙은 암보다 더 무섭다는 치매에서 비롯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것이다. 전북의 노인 인구는 전남과 경북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많다.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치매에 대해 예방과 치료방법 연구 등 치매사업을 총괄하는 전북광역치매센터가 지난달 23일 전북대병원에서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에 본보는 전북광역치매센터 서만욱 센터장을 만나 전북광역치매센터 지정의 의의와 치매 환자의 실태 및 예방 등에 대해 들어봤다.
-전북대병원에 ‘전북광역치매센터’가 문을 열었습니다. 전북광역치매센터 지정의 의의와 역할은 무엇입니까.
“작년 7월, 보건복지부에서 국가치매관리종합계획을 시행함에 따라 전국 병원을 대상으로 공모 사업을 실시한 결과, 전북대병원이 시설과 인력, 연구 등 노인치매 분야에서 전문성을 높게 평가 받아 전북광역치매센터로 지정됐습니다. 앞으로 전북도내 치매사업 관리를 총괄하며 치매예방과 치료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예정입니다.”
-전북광역치매센터에서 앞으로 진행하는 사업과 연구 활동은.
“전북광역치매센터에서는 앞으로 ‘치매 걱정 없고 노년이 건강한 전북’을 비전으로 크게 보면 치매예방, 조기발견, 치료 및 재활에 대한 통합적 관리를 우선으로 실시하게 됩니다. 전문성강화를 위한 맞춤형교육사업, 대상별 시범운영을 통한 체계적 프로그램 개발보급, 치매관리서비스망 구축 및 유기적 연계체계 강화, 치매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통한 인식개선 홍보사업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게 됩니다.”
-센터는 오는 2016년까지 3년간 운영됩니다. 운영 기간이 끝난 뒤에는 어떻게 되나요.
“치매관리법이 2012년 2월 시행됐고, 이에 따라 국가치매관리종합계획을 3년마다 수립해야하기 때문에 3년 마다 평가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치매사업은 지속사업으로서 더 활발히 추진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전북은 전남과 경북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노인인구가 많은 지역입니다. 이로 인해 전북의 치매환자도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전북의 치매환자 실태는.
“지난해 12월 말기준 전라북도 내 65세 이상 인구는 약 31만2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7%를 차지합니다. 2012년 보건복지부 치매유병률 조사에 따르면, 65세이상 인구의 9.18%가 치매에 이환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이에 비추어보면 전라북도에는 약 2만2000여명의 치매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향후 노인인구 증가로 치매 환자는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2012년 기준 전북지역의 치매환자 수가 전국 16개 시·도 중 8번째로 많다는 자료가 있습니다. 치매 예방 및 조기 발견·치료 등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무엇보다도 치매는 습관병이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0대에도 치매가 발병할 수 있기 때문에 건강한 생활습관을 기르고 치매 의심증상이 있을 경우 바로 검사해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치매예방에 있어서는 ‘생각 바꾸기’가 중요합니다.
생각 바꾸기에서 ‘생’은 ‘생각을 젊게 하자’, ‘각’은 ‘각성하고 금주·금연하자’, ‘바’는 ‘바른 자세로 활기차게 걷자’, ‘꾸’는 ‘꾸밈없는 뇌 건강 식단을 준비하자’, ‘기’는 ‘기분 좋게 이웃을 위해 봉사하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치매로 발전할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환자의 경우 초기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현재 전북에는 34개 협약병원(만 60세 이상)에서 치매무료검진이 가능합니다.”
-지난 2012년 치매관리센터에서 전북도민들을 상대로 한 ‘치매 지식 및 태도 조사’ 결과, 치매에 대한 도민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치매에 대한 인식도를 높이기 위해 센터에서 구성할 수 있는 치매 인식개선 교육이나 방안 등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다양한 사업 중에서도 올해에는 교육홍보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 할 예정입니다. 원내외 도민강좌, 치매학술 심포지엄, 치매진료전문화교육, 가족교육, 보건소 치매사업 담당자 워크숍, 치매특별등급 서비스 제공인력 교육 등 도민을 위한 차별화된 맞춤형 홍보, 교육을 통해 치매관련 정보제공으로 도민 인식개선에 이바지 할 계획입니다.”
-끝으로, 도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치매는 환자보다 보호자가 더 힘든 병입니다. ‘요즘 내가 자꾸 기억이 깜빡깜빡 거린다’ 등 걱정이 되신다면 먼저 가까운 보건소 및 신경·정신과 병·의원에서 치매검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조기에 발견되는 치매 중 15% 이상은 완치가 가능하며, 비록 치료가 되지 않는 치매일지라도 약물이나 인지자극 치료 등을 통해 진행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 서만욱 센터장은 국내 첫 보톡스클리닉, 노인신경학 명의 평가
1982년 전북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서만욱 전북광역치매센터장은 1986년 서울대병원에서 신경과 전공의 과정 및 서울대 대학원 의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1990년 전북대 대학원 의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서 센터장은 미국 앨러바마대학병원 임상신경생리연구소 연수 과정을 거쳐 미국 캔자스의과대학 파킨슨병-치매연구소 객원교수로 활약했다.
파킨슨병 등 노인신경학의 ‘명의(名醫)’로 불리는 그는 통증치료에 보톡스클리닉을 도입해 의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왔다.
서 센터장은 국내 최초로 1996년 전북대병원에 보톡스클리닉을 개설, 안검경련, 편측안면경련, 목 비뚤어짐, 뇌졸중후편측강직, 하지경련 등에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진통 효과의 탁월함이 밝혀져 두통치료에도 성공적으로 쓰이고 있다.
또 그는 ‘환자의 말을 가장 잘 들어 주는 의사’로 유명하다. 몸이 아파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서 센터장과 상담을 하고 나면 금세 병세가 호전된 것처럼 몸이 가벼워진다’고 말한다. 복잡한 수술이나 약물치료 없이 대화만으로 병이 반쯤은 나은 셈이다. 그래서인지 서 센터장에게 진료를 받은 환자들은 서 센터장은 ‘이 시대 최고의 명의 중 명의’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전북대 의학전문대학원 신경과 과장 겸 주임교수와 전북지역 노인보건의료센터장, 대한 파킨슨병·이상운동질환학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는 그는 아시아오세아니안 임상신경생리학회 우수논문상과 대한신경과학회 우수논문상 등을 수상했다. 국제학술대회에 35편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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