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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 소녀 성폭행도 모자라…병원 찾아가 '보복 살해' 충격

합의 거부하자 흉기 휘두른 30대 가해자 / 범행 후 아파트서 투신 스스로 목숨 끊어

전주의 한 대학병원에서 30대 남성이 1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복 범죄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일 전북지방경찰청과 전주 덕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9시 25분께 전북대학교병원 1층 로비에서 박모씨(32)가 흉기를 휘둘러 A양(14)을 살해했다.

 

경찰은 박씨가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A양과 합의하려했으나 A양이 이를 거부하자 살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양은 지난달 8일 지인으로부터 박씨를 소개받았다. 이들은 같은 달 13일부터 약 2주 동안 동거를 했고, 최근 의견차이로 인해 사이가 멀어지면서 A양이 결별을 선언했다. 이때부터 박씨는 A양의 집에 찾아가 “만나 달라”며 괴롭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참지 못한 A양은 이 사실을 자신의 아버지에게 이야기했고, A양의 아버지는 지난달 26일 새벽 “박씨가 집 앞에 찾아오는 등 자신의 딸을 괴롭힌다. 또 성폭행까지 당했다”며 박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성폭력 피해 조사를 위해 A양을 전북대병원 내 원스톱지원센터로 데려갔으나 A양의 심리상태 등을 이유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고, A양은 “잠을 자고 오후에 나와서 조사를 받겠다”고 한 뒤 아버지와 함께 원스톱지원센터를 나왔다. 이후 A양은 “친구네 집에서 잔다”며 아버지와 헤어졌다.

 

신고 사실을 안 박씨는 합의를 위해 A양을 찾아다녔고, 같은 날 새벽 5시 30분께 전북대 인근에서 A양을 발견, 지인의 차량을 이용해 A양을 납치·감금했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A양은 친구에게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요청한 뒤 박씨가 차량 안에서 잠이 든 사이에 빠져나와 또 다시 경찰에 피해 사실을 알렸다.

 

이후 A양은 27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원스톱지원센터에서 성폭행 피해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친 A양은 평소 앓고 있던 지병 치료를 위해 이 대학병원 산부인과에 입원했다.

 

박씨는 사건 합의를 위해 계속 A양을 찾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박씨는 A양의 지인이 SNS에 올린 A양의 병실 사진을 확인했고, 이를 통해 대학병원에 A양이 입원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날 밤 병원을 찾아온 박씨는 우연히 병원 로비에서 친구와 함께 있던 A양을 발견했고 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박씨를 보고 놀란 A양이 소리를 지르며 대화를 거부하자 미리 준비한 흉기로 A양의 복부를 5~6차례 찔렀다.

 

사건 직후 박씨는 자신이 타고 온 차량으로 도주했다. 이후 박씨는 전주시 중화산동에서 택시를 들이받은 뒤 인근 아파트로 달아났고, 택시기사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포위망을 좁혀오자 이날 오후 10시 20분께 이 아파트 19층 옥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A양에게 합의를 하려는 내용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낸 흔적들이 발견됐다”면서 “A양이 합의를 거부하자 살해한 것으로 보이며,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사망한 상태라 정확한 사건 경위는 목격자 등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서 A양은 ‘성폭행과 함께 납치·감금당했다’는 신고를 했고, 박씨는 폭력 등 전과가 여러차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경찰이 피해자 신변보호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1일 전북대병원 내 원스톱지원센터를 방문, 이번 사건에 대해 보고받고 성폭력 피해자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사전 대응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조 장관은 이날 A양의 아버지 만나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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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원 mkjw96@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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