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출제위원간 혼선 줄일 세부기준 제시해야 / 한꺼번에 치러야 효율적…사학도 적극 협조를
전북교육청은 사립학교 중등교사 공동 채용 전형과 관련해 ‘전국 최초’에 방점을 찍고 있다.
“사학비리를 다소나마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을 구체화시켰다”고 전북교육청은 자평했다. 하지만 교육청이 이번 전형을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데 급급한 나머지 사전 준비에는 소홀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공동 채용이 1차 필기시험의 공동 출제에 한정됐고 △문제 출제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전혀 마련하지 못했으며 △불필요하게 권역별로 공동 전형을 실시했다는 점에서 논란을 낳고 있다.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6곳 사학(경암·신태인·태인·학산·진경·무송학원)이 참여한 공동 채용 전형의 경우 1차 필기시험, 2차 실기시험, 3차 면접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와 관련해 전북교육청·사립학교법인협의회·해당 법인은 공동으로 과목별 출제위(3~4명)를 꾸린 뒤 권역별 필기시험을 출제했으며, 2~3차 시험은 법인별로 진행하는 수순을 밟았다.
하지만 전북교육청은 출제기준을 출제위원들에게 제시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는 오점을 남겼다.
한 출제위원은 “교육청이 공립학교 교사채용 시험을 참고해 출제해줄 것을 요구했다”면서 “하지만 전공분야가 다른 교수들이 과목별 난이도를 조율하는 기준이 없는 데다 법인에서 추천된 출제위원들과 의견을 조율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공동 전형이 군산·정읍권별로 따로 마련되다 보니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른 출제위원은 “사실상 권역별로 시험문제가 큰 차이는 없다”면서 “이런 상황이라면 한꺼번에 시험을 치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사립학교 중등교사 공동 채용 전형이 착근하기 위해서는 △사학의 협조 아래 권역별로 통합하고 △문제 출제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는 등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공동 채용 전형의 경우 사학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더 실력있는 교사를 선발하자는 취지에서 적극 양보한 것”이라면서도 “출제과정에서 출제위원 간 혼선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세부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전형을 계기로 사학의 이사장·친인척 등 채용을 금지시키고 금품수수로 실력없는 교사가 채용된 관행을 깰 수 있는 기반은 마련했다”면서 “더 많은 사학들이 공동 채용 전형에 적극 협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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