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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날' 연등 수백개 훼손

전주 정혜사 입구 300여 m / 승려·신도 침통…경찰 수사

   
▲ 14일 전주 효자동 정혜사 인근 길가에 걸려진 일부 연등이 훼손된 채 거리에 나뒹굴고 있다. 추성수기자 chss78@
 

석가탄신일(5월 6일)을 20여일을 앞두고 전주 효자동 정혜사에서 내건 연등의 일부가 훼손된 채 발견돼 승려 및 신도들이 크게 낙담하고 있다.

 

14일 오전 정혜사 인근 도로.

 

정혜사 입구까지 이르는 300여미터 가량의 길가에 형형색색의 연등이 걸려 있었다. 이 중 일부 연등은 날카로운 뭔가에 찢긴 채 거리에 나뒹굴고 있었다.

 

정혜사에 따르면 지난 6일 걸어둔 연등 600여개 중 120여개가 훼손됐다.

 

이 사찰에서는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매년 이맘때 연등을 걸고 있는데, 이처럼 연등이 훼손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100여개가 넘는 연등이 훼손된 적은 없었다.

 

정혜사 지용 스님은 “지난 몇년 동안 연등이 훼손되는 일이 비일비재했지만, 이렇게 많이 훼손된 적은 없었다”면서 “처음 찢겨진 연등을 봤을 때 마치 가슴이 도려내진 것처럼 아팠다”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지용 스님은 “연등은 부처님을 정성껏 맞이하기 위해 내거는 것이다”며 “이번 일로 승려 및 신도들 모두 마음이 뒤숭숭해서 석가탄신일 행사를 잘 치를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부 신도들은 최근 연등을 철거할 것을 요구한 인근 한 특정종교단체에서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신도 이모씨(68·여)는 “연등을 걸 때부터 A종교단체에서 줄기차게 연등을 내릴 것을 요구해왔다”면서 “이 단체의 소행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에 A종교단체 관계자는 “연등을 내려줄 것을 요청한 것은 맞지만, 이번 일은 우리와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지용 스님도 “명확한 물증이 없는 상태에서 A종교단체의 일로 몰아가는 것은 화합과 상생을 추구하는 불교 정신과 맞지 않다”며 이번 사건이 종교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와 별도로 연등 훼손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용의자를 특정할 순 없다”면서 “인근 CCTV 확인 및 마을주민 탐문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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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국 psy235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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