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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도 맘대로 못 가나요? 왕따 여고생 두번 울었다

정신과 치료·무단 결석 이유 번번이 퇴짜 / 전문가 "학교 전·편입학 업무 지침 개정을"

김제지역 한 고교 2학년에 다니는 여고생이 이른바 ‘왕따’를 당한 뒤에도 전학도 못가는 신세가 돼 학습권이 침해받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교육청·학교의 부실한 조사와 늑장처리에서 비롯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제 A고교의 B양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부터 최근까지 동급생 5명으로 부터 지속적인 ‘왕따’를 당했다. B양이 친구 C양과 싸우면서 편가르기가 된 게 화근이었다. B양은 “이후 친구들로부터 ‘파리가 꼬여서 싫다’거나 ‘바퀴벌레 없어져 버려라’고 말하는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B양은 일기장에 ‘죽고 싶다’는 글로 도배를 할 만큼 불안감과 자살 충동에 시달렸고, 일기장을 발견한 부모는 딸에게 6개월 간 정신과 치료를 받게 했다.

 

B양은 2학년이 돼서도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느꼈다. B양의 부모는 완주·전주지역 고교에 전학을 요청했지만 ‘정신과 치료·무단 결석 기록’을 이유로 번번히 퇴짜를 맞았다. 현재 B양은 ‘전학은 언제 가냐’는 교사·학생들의 비아냥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번 학기의 경우 학교 문턱을 거의 밟아보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B양 학부모는 최근 전북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고, 그제서야 학교 측도 대응에 나섰다.

 

B양의 부모는 “아이가 고통스러워하며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는데, 대다수 학교에서는 이 생활기록부로는 전학이 어렵다고만 한다”면서 “교육감 면담 신청까지 해놓은 상태지만 감감무소식”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왕따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 전학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학 요청이 제대로 받아들지지 않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점에서 교육청과 학교의 각성이 요구되고 있다.

 

A고교 측은 ‘학교폭력전담기구를 거쳐 자치위를 열었지만 왕따 폭력에 관한 증거를 찾지 못해 양 측이 피해자라고 결론지었다’는 입장이지만, 자살 충동을 호소하는 피해자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부실 조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A고교 관계자는 “인근 고교로 전학을 제안했지만, B양의 부모는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거절했다”면서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한편 학교폭력 전문가들은 “왕따폭력이 발생하면 피해 학생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만큼 초중고 전·편입학 및 재입학 업무 지침 등을 재·개정해 왕따폭력으로 전학가는 학생은 관내 전학 보다는 읍·면·구 단위를 넘어 전학 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면서 “학교 측도 가해자보다 피해자 1명이 전학 가는 것이 편하다고 여기는 인식을 바꿔야 할 때”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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