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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청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 가보니] "피지 못한 꽃들, 가슴에 품겠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도민 추모 발길 이어져 / 정부 재난 대응 시스템 부재 쓴소리도

   
▲ 28일 오후 도청 공연장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전북은행 임직원들이 헌화 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안봉주기자 bjahn@
 

세월호 참사 13일째 28일 오전 전북도청 공연장 1층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지역 시민단체들의 단체 조문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엄숙한 분위기에서 분향을 마쳤다. 일부 시민들은 눈시울을 붉힌 채로 조문을 하거나 조문 후에는 오열하기도 했다.

 

이영옥씨(61·여·전주시 중화산동)는 “직접 와서 보니 더욱 안타깝다”면서 “어른들의 잘못 때문에 죄 없는 아이들이 인생의 꽃도 피우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가버렸다”고 슬퍼했다. 이씨는 “차가운 바다 속에서 아이들이 얼마나 춥고 힘들었을까”라며 되뇌인 뒤 희생자 가족들에게 “어서 몸을 추스리고 일어나 씩씩하게 사는 것이 아이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문객 안내를 맡은 유연숙씨(58·여·전주시 효자동)는 “자식을 키우는 어미의 마음은 누구나 똑같을 것이다”면서 “세월호 사고만 생각하면 절로 눈물이 나고,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점심 때가 가까워 오자, 뒤늦게 분향소 설치 소식을 들은 시민들의 발걸음이 한층 늘었다.

 

대학생 양수영씨(24·여·전주시 평화동)는 “마음 같아선 진도로 내려가서 피해자 가족들을 곁에서 위로하고 싶은 심정이다”면서 “하루 빨리 단 한사람의 실종자라도 무사히 구조할 수 있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아직 자식과 부모를 찾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한편 이번 사고에서 드러난 국가적 재난대응 시스템 부재에 쓴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서영희씨(63·여·전주시 중화산동)는 “사고 당시부터 이후 구조·수색 과정에서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책임 있는 이들이 보다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도에 따르면 28일 오후 9시 기준 전북도청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은 모두 1105명이다. 합동분향소는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이와 함께 전북지역에서는 순창실내체육관과 원광대·호원대 학생회관, 전국교직원 노동조합 전북지부 사무실에도 합동분향소가 차려져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북도를 비롯해 전국 17개 시·도 분향소는 합동영결식이 거행되는 당일까지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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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국 psy235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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