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진봉면 논에 2개…인명피해는 없어 / 미 공군 "훈련 중 엔진 결함으로 비상 투하"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해 전 국민적으로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북지역에서 비행 중인 미군 전투기에서 연료탱크가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일어났다.
21일 오전 11시께 김제시 진봉면 한 초등학교에서 200m 가량 떨어진 논에 미 공군 제8비행단 소속 F-16전투기에 탑재된 보조 연료탱크 2개가 떨어졌다.
떨어진 연료탱크는 2m 크기(900㎏)로, 이 전투기 조종사는 기체 엔진 결함이 발생하자 연료탱크를 투하한 뒤 군산기지로 회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다.
주민 A씨(60·김제시 진봉면)는 “논 일을 하기 위해 나왔는데 갑자기 ‘쿵’하는 소리가 들려왔다”면서 “급히 현장에 가보니 드럼통으로 보이는 것이 떨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연료탱크가 인근 초등학교나 민가로 떨어졌다면 정말 큰일날 뻔 했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군이 오히려 국민의 안전을 위협한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연료탱크가 떨어진 논 바닥은 마치 폭탄이 떨어진 것처럼 움푹 패였다.
연료탱크 몸체는 떨어진 충격 탓인지 종잇장처럼 찢겨졌고, 논 바닥 곳곳에는 연료탱크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들이 널려 있어 연료탱크가 추락할 당시의 위력이 얼마나 컸는지를 실감케 했다.
미 공군 관계자는 “비행훈련 중 엔진 결함이 발생해 관련 지침에 따라 연료통을 떨어뜨렸다”면서 “무리하게 기체를 계속 움직이면 비행기 추락으로 인해 크나큰 인명피해가 날 수도 있어, 불가피하게 내린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경위와 피해 상황을 조사한 후 보상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와 관련, 안전 전문가들은 미군 측의 안일한 전투기 정비로 인한 기체결함과 이에 따른 성급한 연료탱크 투하가 자칫 대형 인명피해를 불러 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사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안전모니터봉사단 전북연합회 변효석 회장은 “사전에 전투기 정비가 제대로 됐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로 전 국민이 마음 아파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고가 일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변 회장은 “범정부 차원에서 우리사회 곳곳의 안전 위해 요소를 점검하고, 안전사고 관련 지침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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