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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균형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 제시문

 

〈 제시문 1 〉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법학과 법률가는 중용을 취해야한다는 주장이 있다. 틀린 말이 아니다. 유의할 점은 중용이란 가치판단을 배제한 채 대립하는 측으로부터 기계적 산술적 중간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예컨대, 독재와 민주 사이, 제국주의와 식민지, 억압과 자유 사이 중간에 서서 ‘양비론’ 또는 ‘양시론’을 펴고 타협을 말하는 것이 종용은 아니다. 그러한 태도는 ‘황금’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도금칠한 ‘중간치기’일 뿐이다. ‘중용’의 ‘중’은 ‘가운데’가 아니라 ‘정확함’을 뜻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것처럼, ‘비겁’도 ‘만용’도 아닌 ‘용기’가 ‘중용’이다. 요컨대 중용은 현실의 부정의와 부당함을 직시하고 그것을 고쳐서 최상 최적의 현실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고민하고 행동하는 심성과 자세를 뜻한다. 신영복 선생이 말한, “방향을 잡기 위해 끊임없이 흔들리는 지남철의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중용의 모습이라 하겠다. 〈중략〉

 

만약 현실의 균형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면 법은 균형을 다시 맞춰주어야 한다. 저울로 무게를 잴 때 균형추를 옮겨주어야 저울 양쪽 쟁반이 수평을 이루는 것과 같은 이치다. ‘중립’이라는 명분 아래 현실 사회와 실정법의 모순과 문제점을 외면하면 현실의 불균형은 방치될 수밖에 없고, 그 경우 중용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정의의 여신 디케도 자신이 들고 있는 저울의 추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항상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이때 사회적 약자의 상황과 경험이 고려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중략〉

 

정치는 투쟁의 영역인 동시에 타협의 영역이다. 각 정당은 자신들의 방향성을 담은 정당정책이나 소속된 정치인의 활동을 통하여 활동을 통하여 그들의 비전과 가치를 확산시키고 이에 따라 사회를 바꾸고자 한다. 이 때 치열한 논쟁과 논박은 필연적이며 필수적이다. 이러한 투쟁은 종종 ‘선 대 악’의 방식으로 전개되지만 궁극적으로 중간중간 타협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당동벌이(黨同伐異)’가 아니라 ‘구동존이(求同存異)’로 가야한다. ‘적’의 입장을 입장을 이해하고 이견이 있는 부분까지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더할 나위없을 것이다. ‘구동존이’를 넘어 ‘구동화이(求同化異)’로! - 조국,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

 

〈제시문2〉

 

우리가 옛것에서 배울 것은 본질이지 현상이 아니다. 정신의 원리이지 삶의 형식이 아니다. 모방에는 두 가지가 있다. 겉모습은 비슷한데 알맹이가 다른 모방이 있고, 알맹이는 같지만 겉모습은 전혀 다른 모방이 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후자다. 형식은 달라도 본질은 같은 것이 진짜다. 겉보기는 똑같은데 알맹이가 다른 것은 가짜다. 옛사람은 이것을 ‘상동구이(相同求異)’라고 했다. 같음을 지향하되 다름을 추구한다는 말이다. 같음을 지향한다는 말은 그 정신의 원리를 두고 하는 말이고, 다름을 추구한다는 말은 그 형식의 새로움을 일컫는 말이다. 〈중략〉

 

만고불변의 진리는 없다. 변치 않는 가치란 존재하지 않는다. 옛날을 공부해서 과거로 돌아가자고 하는 것은 바른 태도가 아니다. 한복만 해도 시대에 따라 바뀌어 왔다. 삼국 시대 고구려 고분 벽화 속의 복장과 조선 시대 한복은 다라도 한참 다르다. 지금 사람들이 즐겨 입는 생활 한복도 조선시대 한복과는 같지 않다. 전통이란 이렇게 끊임없이 변화해 오는 과정 속에 놓여 있다. 한복의 원형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 정민, 9인 九색 청소년에게 말걸기

 

〈 제시문 3〉

 

모든 사람은 소중한 존재이므로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가 있는데 이를 인권이라고 한다. 인권은 인간 존엄성 실현을 위해 보장되어야 한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인권보장은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수백 년 동안 많은 사람의 노력과 희생을 통해 이루어졌다. 17~18세기 발생한 근대 시민 혁명, 제2차 세계 대전 직후 국제연합이 채택한 ‘세계인권선언’, 우리나라의 1960년~1980년대 민주화 운동 등은 모두 인간 존엄성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과 희생에 해당한다. 인권은 시민의 노력과 참여를 통해 지금도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으며, 공동체가 인간 존엄성에 대해 철저히 인식하고 그 보장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때, 공동체에 속한 개인의 인권은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다.

 

우리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목적으로 하지만, 필요한 경우에 한해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렇게 모순되는 듯한 헌법 조항이 함께 명시되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개인과 국가간의 관계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사회계약설에 의하면 개인들은 자신의 안전이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계약을 통해 국가를 구성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는 이러한 사상을 반영하여 국가 권력의 남용을 막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 헌법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 역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이라고 해서 무조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이 자신의 자유와 권리만을 주장할 경우 다른 사람의 기본권을 침해하게 되며, 이는 공동체의 질서 유지를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의 기본권은 질서 유지 외에도 국가 안전보장이나 공공복리를 위해 제한될 수 있다. 그러나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할 수 없다.

 

■ 논제의 포인트 및 평가기준

   

■ 논술문을 6단 논법으로 재구성하기

   

■ 쟁점 논제

 

1. 논술 논제

 

제시문을 바탕으로 ‘중용’에 대하여 설명하고, 현실의 불균형을 해결하는 방안에 대하여 논하시오. (900자 내외)

 

* 논제에 참여하고자 하는 학생은 메일을 보내주세요(yimza@daum.net)

 

2. 면접 논제

 

-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고 말한 킹 목사가 꿈꾸던 세상이 이루어졌을까요?

 

- 자유와 평등을 조화시키기 위한 노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나는 공동체 없이 의미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 사회의 불균형에 대하여 생각해본 경험이 있는가?

 

■ 쟁점 기출문제

 

- 건국대 2014학년도 수시 논술(인문사회계 II)

 

(가)와 (나)에 나타난 ‘소유’에 관한 견해를 바탕으로, (다)에 제시된 ‘나’의 주장을 분석하시오.(501~ 600자)

 

- 고려대 2013학년도 고려대 모의논술(인문계)

 

Ⅰ. (1)의 내용을 바탕으로 (2)와 (3)에 나타난 ‘사실’에 대한 관점을 비교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시오. (75점)

 

- 서울대 2012학년도 정시모집 (일반전형 논술고사)

 

논제 3. 제시문에 나타난 ‘이주’와 ‘잔류’의 행위를 비교하여 논하시오.

 

■ 쟁점 관련 도서

 

- 조국,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

 

- 정민, 〈9인 九색 청소년에게 말걸기〉

 

■ 쟁점 관련 영상

 

지식채널e 17.1%

 

■ 학생 글과 교사 총평

 

1. 학생글

   

‘최상 최적의 현실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고민하고 행동하는 심성과 자세’, 〈제시문 1〉에서 명시하고 있는 중용의 의미이다. 글에서 보는 것처럼 단순한 중립의 개념으로 억압과 자유의 중간에 서서 타협을 말하는 것만이 중용은 아니다. 우리의 판단과 가치관을 중심으로 두고, 올바른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바로 중용이다. 〈제시문 1〉에서는 그러한 균형이 사회적 약자를 고려하고, 현실사회의 모순, 문제점까지 염두에 두었을 때 비로소 일어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러한 균형은 어떻게 해야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일까.

 

〈제시문 2〉에서 나타나있듯 변하지 않는 가치란 없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통과 문화는 변화한다. 이처럼 변화는 필수적이고, 필연적인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많은 희생과 노력을 하였고, 그 결과 헌법이 실현되었다. 〈제시문 3〉의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헌법의 주된 목적이라는 내용에서 그 노력의 결과를 확인 할 수 있다.

 

결국 헌법이라는 것은 인권, 즉 인간 존엄성 실현을 위해 보장되는 것인데, 이러한 인권보장이 이루어지지 않은 현실의 불균형 문제는, 당연히 균형을 이루도록 조절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국민이 자신의 자유와 권리만을 주장할 경우 다른 사람의 기본권을 침해하게 되어 공동체의 질서 유지를 흐트릴 수 있다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국가 역시 국민의 기본권을 일정한 제한을 두고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 즉 인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자유와 권리가 국가 권력에 의해 침해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러므로 〈제시문 1〉에서 드러난 것처럼 현실의 균형이 기울어져 있다면 저울 추를 옮겨 균형을 맞추고, 법과 정치를 통해 불균형을 해결해야 한다. 같음을 지향하되 다름을 추구하는 상동구이, 즉 구동화이가 이루어지는 사회가 불균형 해결의 해답인 것이다. 박해린 (원광여고 1학년)

 

2. 교사 총평

 

제시문(대상 도서)에 대한 이해 분석력 : 시문 읽기를 잘 하였다. 출제자의 의도를 읽어내어 제시문을 잘 분석하여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고 있다. 논제와 제시문의 관계를 이해하고 분석을 하였다.

 

창의적 사고력(비판력, 참신성)

 

우리사회의 불균형의 문제를 서론에서 언급한 것이 아주 좋다.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여 우리사회의 문제를 상동구이 구동화이로 이끌어가는 것이라는 결론으로 자연스럽게 이끌어 참신한 글이 되었다.

 

문제 해결력

 

문제 해결력이 좋다. 전체적으로 논술문으로서 매끄럽지 않은 글이지만 논제에서 묻고 있는 것에 대한 첫 번째 두 번째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다만 해결안을 제시하는데에 있어서 또다른 자신의 질문을 던지지 않고 곧장 해결안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장력 및 표현력

 

논술문은 논제에서 묻고 있는 것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서술해야한다. 첫 문장을 제목처럼 명사형으로 시작하는 것은 지양해야한다. 또한 두 번째 문제에 대한 서술에서 해결안이 되는 중심문장을 앞쪽에 내어 놓고 뒷받침 문장으로 글을 썼으면 아주 좋은 글이 될 것이다. 단락 구분이라든가, 문장을 기술하는 것 등은 논술문을 더 써보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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