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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도 E등급 남원 청계제 가보니] 좁은 물넘이·흙제방, 큰 비 견딜까

배수 기계·자동 수위측정기도 고장나 / 집중호우 때 제방 수압 커져 붕괴 우려

▲ 전북에서 유일하게 안전도 E등급을 받은 남원 청계제 전경.

안전도 평가에서 E등급으로 최하 등급을 받은 남원시 아영면 청계제는 제방이 철근 콘크리트가 아닌 흙으로 쌓였고, 여수토(물넘이)도 약 10m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저수지 내에 설치된 관을 통해 물을 방류하는 설비 및 자동 수위측정기도 고장난 채 방치돼 집중 호우 시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였다. E등급은 ‘불량’으로, 심각한 결함으로 인해 시설물의 안전에 위험이 있어 즉각 사용을 금지하고 보강 또는 개축을 요한다.

 

지난 21일 경북 영천시 괴연저수지가 무너져 인근 주택 20여 채가 침수되고 농경지 10만㎡가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해 도내에서도 저수지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괴연저수지는 비교적 양호한 안전도 B등급을 받았던 것으로 밝혀져 도내에 있는 E등급 저수지 1곳, D등급 저수지 37곳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27일 둘러본 남원 청계제는 붕괴된 괴연저수지와 같이 제방이 흙으로 이뤄져 있었다. 또 여수토(저수지의 물이 차면 넘쳐흘러 방류되는 수로, 물넘이)의 길이는 불과 10m 가량으로, 인근에 위치했고 규모가 더 작은 효기제보다도 짧았다. 전북도 관계자에 따르면 이와 같은 경우 집중 호우 시 물이 여수토로 쏠리게 되고, 여수토 부분 제방에 수압이 가중 돼 붕괴 위험이 커진다.

 

설상가상으로 청계제는 관을 통해 물을 방류하는 설비 및 자동 수위측정기가 먹통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날 청계제의 저수율은 비교적 높아 이미 여수토로 물이 흐르고 있었는데,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24, 25일 남원지역에는 도내 평균치(81.7㎜)의 절반 가량에 불과한 44.3㎜의 비가 내렸을 뿐이다. 같은 기간 익산지역에는 140.1㎜의 비가 내렸다.

 

이에 따라 청계제 여수토 확장 및 방류 설비에 대한 수리가 시급히 요구된다. 또 저수량 확대와 장기적으로 철근 콘크리트로 제방을 바꿀 필요성도 제기된다. 청계제가 산골짜기에 위치해 접근성이 매우 열악한 만큼, 남원시 뿐 아니라 전북도와 중앙정부의 협조도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지난 1961년 붕괴돼 110명의 사망자와 1366명의 이재민을 낸 남원시 이백면 효기제 역시 새로 축조됐는데도 불구, 제방이 흙으로 구성돼 있고 이틀간 내린 44㎜의 비에도 수위가 크게 높아져 여수토로 물이 흐르고 있었다. 제방 밑 지척에 있는 4~5채의 가옥에서는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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