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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이주여성 세가족과 함께 화순 친정 가는 채봉덕씨 "고향 못가는 이들에 情 선물하고 파"

10년넘게 자식·친구처럼 지내 / 전 부치고 냇가 물고기 잡을 것 / 밤새 이야기하며 좋은 추억도

▲ 결혼이주여성들과 함께 빵 굽기를 하고 있는 채봉덕 적십자사 자연봉사회 회장.

“명절날 고향이 그리운 것은 국적을 불문하고 모두 똑같습니다. 고향의 정(情)에 목마른 이웃들과 함께 이제 고향을 만나러 갑니다.”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 자연봉사회 채봉덕 회장(60·여)의 올 추석 명절 친정나들이에는 세가족이 동행한다.

 

필리핀·베트남출신 결혼이주여성과 북한 이탈주민이 그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고향 방문이 쉽지 않은 처지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채 회장은 추석(8일) 당일 전남 화순군 동복면에 있는 자신의 친정으로 향하는 길을 이들과 함께 한다.

 

“여러 사정으로 명절날 고향땅을 밟기 힘든 이웃들과 함께 고향의 정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고향에 가면 마음이 편해지듯이, 이 친구들도 그런 마음을 느꼈으면 합니다.”

 

그는 이번 친정나들이에서 화순에서 즐겨 먹었던 고기도 구워 먹고, 전도 부치고, 동네 앞 냇가에서 물고기와 다슬기도 잡는 등 즐거운 한때를 보낼 계획이다.

 

또 여건이 되면 친정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밤새 이야기꽃을 피울 생각이다. 10년 넘게 알고 지내, 때론 자식 같고 친구 같은 이들과 함께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는 뜻깊은 명절을 보내고 싶어서다.

 

“명절이 더 외로운 이주여성이나 북한 이탈주민에게 한국의 명절문화를 가까이서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멀고 가까운 것에 차이가 있을 뿐, 마음 둘 곳이 있다면 그곳이 고향이니까요.”

 

한때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그는 20여년 전부터 지역 홀로노인, 소년소녀가정, 장애인 등 사회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김장김치·연탄·생활용품 전달, 말 동무하기 등 각종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육아와 살림살이에 부대끼는 와중에도 ‘추위와 배고픔, 외로움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놓치 않고 살아온 것이다.

 

최근에는 결혼이주여성들의 ‘친정어머니’를 자처하며, 이들의 모국 방문 동행 및 한국생활 적응에 필요한 각종 지식 전달, 상담활동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이주여성들이 ‘엄마’라고 부르며 잘 따를 때, 무한한 기쁨을 느껴요. 낮선 타국까지 와서 마음고생하는 이들이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특히 이주여성과 함께 베트남·필리핀 등을 찾아 이들의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이 내내 머리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대부분 어린 나이에 낯선 땅으로 건너와 적응에 애를 먹고 있는 이주여성들이 모처럼 환한 웃음을 짓고 있는 모습에서 보람과 함께 애잔함이 느껴져서다.

 

그래서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명절 음식도 같이 나누고, 고향방문에도 동행할 계획이다.

 

채 회장은 “결혼이주여성이나 북한 이주민들의 경우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한국에서 기댈 곳이 마땅치 않다”면서 “앞으로 명절이라도 이들이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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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국 psy235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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