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식수대·화장실 등 정비 캠핑전용공간 조성 계획 / 시민들 "위화감 조성"-"돋보인 행정" 찬반 엇갈려
최근 주말을 맞아 전주IC 인근 나들목가족공원을 찾은 이모씨(43)는 몇 달만에 달라진 공원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공원 곳곳에 텐트가 처져 있고, 야영을 준비하느라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사람들로 넘쳐났기 때문. 어떤 이들은 소화기도 비치하지 않은 채 화로대에 불을 피워, 고기를 굽고 있었다. 모처럼 가족과 함께 단란한 시간을 보내려던 이씨는 서둘러 공원을 빠져 나왔다.
이씨는 “평소에도 캠핑족이 많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은 없고 가족 단위 캠핑족만 눈에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오전 나들목가족공원.
어림잡아 텐트 20여개가 설치돼 있었다.
텐트 주변에는 캠핑에 필요한 각종 취사도구와 식탁, 의자는 물론 이불 등 침구류까지 보였다.
나들목가족공원에는 몇 달 전만해도 ‘캠핑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관할구청은 캠핑족을 위한 식수대, 화장실 등 관련 시설을 새롭게 정비했다.
또한 앞으로 이 공원을 캠핑 전용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유모씨(46·전주시 서신동)는 “인근에서 김제 금산사 야영장을 제외하면 캠핑을 할 만한 곳이 한 곳도 없다”면서 “이미 조성된 공원시설을 캠핑장으로 활용한 지혜가 돋보이는 행정이다”고 말했다.
반면 적지않은 시민들은 반대의견을 표했다.
시민 정모씨(37·전주시 효자동)는 “고가의 캠핑장비를 갖춘 일부 시민들만 공원을 이용하라는 것 아니냐”며 “시민들 사이 위화감을 조성하고, 공원 환경도 황폐화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전체 시민을 위한 공원을 특정인만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은 공공성을 훼손하는 행위라는 불만이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전주지역에 캠핑할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여론을 반영, 캠핑족들이 멀리 가지 않고 보다 편안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관련 시설을 확충·정비했다”면서 “장기적으로 캠핑 전용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캠핑장 조성으로 일부 시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면서도 “인근 혁신도시에 새롭게 조성한 공원이 나들목공원을 대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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