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5 08:22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사회 chevron_right 사회일반
일반기사

국립무형유산원 '외제차·화장품 전시' 논란

전통무형유산 접목 제품 소개 기업초대전 개최 / 관람객들 "지나치게 상업적…설립 취지 어긋나"

최근 전주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국립무형유산원의 전시물 가운데 외제차량과 화장품이 전시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적잖은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 전시품은 상업성을 띠고 있어 무형유산원의 설립 취지와 맞지 않다는 것이다.

 

무형유산원은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무형유산 기업초대전-무형유산, 기업이 꽃이 되다’란 이름으로 기업초대전을 열고 있다. 이번 초대전은 우리 전통 무형유산을 접목한 제품을 소개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전시에는 국내외 기업들이 다수 참여했다. 한국토요타자동차에서는 생산차량을, LG생활건강은 화장품을 전시했다.

 

하지만 무형유산원을 방문한 관람객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우리 전통문화의 가치를 전승·확산하기 위해 건립된 무형유산원에 상업성을 띤 외제차량·화장품이 전시된 것에 대한 반감이 크기 때문.

 

최근 무형유산원을 찾은 유모씨(45·전주시 효자동)는 “우리의 전통적 가치를 널리 알려야 할 무형유산원에 일제강점기 우리 문화를 파괴한 일본의 차량이 버젓이 전시된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또, 국가 여부를 떠나 지나치게 상업성을 강조하는 것 같아서 보기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람객 박모씨(64·전주시 서신동)는 “한국의 전통을 자사 제품에 입혔다는 데 아무리 둘러봐도 그 의미를 제대로 숙지할 수 없었다”며 “관련 설명문도 부족하고, 전문 해설사도 없어 오히려 관람객의 반감만 살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한국 무형유산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는 공감하지만, 일반 관람객들이 받아들이기에는 일부 거부감을 보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북대 무형문화연구소 함한희 소장은 “무형유산의 활용성에서 보면 긍정적인 면이 있다”면서도 “관람객들이 이런 부분을 느끼기에는 이번 기업초대전 개최는 조금 빠른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무형유산원 관계자는 “우리 전통문화를 입힌 상품을 소개함으로써, 무형유산의 가치를 높이려는 취지에서 연 전시회”라면서도 “일부에서의 너무 상업적이라는 지적에 일정부분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다음에 또 기업초대전을 열 기회가 있다면 전시품 선정에 신중을 기하는 한편 전문 해설사를 배치해 관람객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달 1일 문을 연 무형유산원은 한국 전통의 멋과 맛을 잘 간직한 전주에서 무형문화유산의 가치를 국내외로 널리 알리기 위해 건립됐다.

 

국비 759억원이 투입돼 2010년 10월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4월 완공했다. 부지면적 5만9930㎡, 연면적 2만9615㎡에 공연, 전시, 교육, 숙박, 국제회의 등을 위한 공간이 조성돼 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명국 psy2351@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