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후 첫 만남… 방북 요청 사실상 수락
“북한을 한번 갔다 왔으면 좋겠는데, 대통령께서 허락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28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이처럼 요청하자 대통령은 “언제 한번 여사님 편하실 때 기회를 보겠습니다"라고 사실상 수락의사를 표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접견했다.
이날 접견에는 김성재 김대중아카데미 원장,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 배석했으며, 청와대 측이 이 여사 측에 만남을 제안하고, 이 여사가 이를 흔쾌히 수락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지난 8월 김 전 대통령 5주기 때 (이 여사를) 한번 모시려 했으나, 일정이 빡빡해 모시지 못했다”며 “이 여사는 국가원로이시며,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도 한 번 모시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청와대 백악실에서 이뤄진 접견에서는 전직 대통령 부인에 대한 예우를 다하는 모습이었다.
박 대통령이 먼저 입장해서 비서실 직원에게 “(이 여사가) 어디 앉으시죠?”라며 자리를 살폈다. 박 대통령은 접견에서 “지난 5년 동안 여사님께서 김 대통령님 묘역에 일주일에 2번씩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그렇게 찾아가셔서 기도하셨다고 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 대통령은 특히 “통일에 대해 여사님께서 관심이 상당히 많으셔서(…) 제가 듣기로 북한 아이들 걱정하면서 털모자도 직접 짜시고, 목도리도 짜시고 준비한다고 들었다”며 “북한 아이들에게 그런 마음, 정성, 사랑이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북한 아이들이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있기 때문에 (…) 겨울 같은 추울 때 모자와 목도리를 겸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짰다. 그래서 북한을 한번 갔다왔으면 좋겠는데 대통령께서 허락해줬으면 좋겠다”고 방북 허가를 요청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언제 한번 여사님 편하실 때 기회를 보겠다”고 답했다. 이 여사가 “(김 전 대통령)5주기에 화환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여사님께서도 이렇게 (박정희 전 대통령 기일에) 조화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건강한 모습으로 활동을 많이 하셔서 김 대통령님께서도 하늘에서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여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 35주기인 지난 26일 동작동 국립현충원의 박 전 대통령 묘역에 처음으로 추모 화환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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