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22곳 지정…30㎞ 이하 주행 잘 안지켜 / 자가운전 노인들 불법 주정차 처벌도 애매
국내 노인 인구 비율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정부는 도로교통법 시행령·시행규칙을 일부 개정해 노인·장애인 보호구역 내 법규 위반 벌칙 수준을 어린이 보호구역 수준으로 상향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정차위반, 주차위반 시 조치불응, 통행금지위반, 신호·지시위반, 속도 위반(기준 30㎞/h), 보행자 보호의무 불이행의 경우 과태료·범칙금·벌점을 최대 2배까지 가중 처벌하는 내용이다.
7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에는 전주·군산·익산·정읍·김제·순창·무주에 총 22곳의 노인 보호구역이 지정돼 있다. 정읍에 있던 장애인 보호구역은 지난해 해제돼 도내에 한 곳도 없다.
그러나 이날 둘러본 전주시 효자동의 노인보호구역 2곳에서는 주·정차 위반과 속도위반 등이 버젓이 행해지고 있었다. 2곳 중 한 곳에는 도로에 노인 보호구역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지만, 도색이 벗겨져 운전자의 눈에 쉽게 띄지 않았고 노면의 색깔 역시 일반 도로와 같아 어린이 보호구역만큼의 경각심도 들지 않았다.
도내에 주·정차 및 과속 단속 카메라가 설치된 노인보호구역은 단 한 곳도 없고, 998곳의 어린이 보호구역에도 교통 법규 위반 단속 카메라는 다 설치되지 못한 실정이다. 또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주차 공간이 부족해 복지시설 앞에 잠시 차를 주·정차 할 경우 가중 처벌을 하는 게 법 개정 취지에 맞느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보다는 시설 개선과 홍보를 통해 준법의식을 확산시키는 게 좋을 것”이라며 “어린이 보호구역은 관련 시설비용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5대 5로 부담하지만 노인·장애인 보호구역은 모두 지자체가 부담하게 돼 있다. 매번 인력을 통해 단속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로교통공단 전북지부 이춘호 교수는 “실제 여러 여건이 부족해 법 개정의 실효성에 의문은 있다”면서도 “현재는 과도기지만 사회 저변이 차츰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법 개정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개정 도로교통법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계도기간을 거쳐 4월부터 본격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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