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소방시설 설치 의무 없고 건물 간 간격 좁아 / 전주에만 1만7806동… "건물주 의식 제고 필요"
최근 경기도 의정부 아파트 화재로 많은 인명피해를 낸 가운데 전주지역에도 서로 인접해 있는 원룸 등 다가구 주택이 많아 화재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북대학교와 전주 서부신시가지 등에 빼곡히 자리잡은 3층 이하 원룸의 경우 소화기 및 단독경보형감지기 등 기초소방시설을 갖추지 않은 곳이 많아 화재 위험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지역 원룸 등 다가구주택은 모두 1만7806동(11만7936세대)에 이른다. 다가구주택이란 임대를 목적으로 한 연면적 660㎡ 이하, 3층 이하(주차장 제외), 19세대 이하가 사는 건물을 말한다.
현행법상 원룸 등 다가구주택은 단독주택으로 분류돼 소방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원룸이 신축 당시 비상경보설비 등의 소방시설을 설치하지 않았고 기초소방시설인 소화기 및 단독경보형 감지기마저 갖추지 않았지만 법적 처벌 대상은 아니다. 특히 다가구주택은 연면적에 관계 없이 주택 내 소방시설에 대해 소방서의 동의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건물간 간격이 좁은 다가구주택의 경우 큰 불이 나면 다른 건물로까지 불이 번질 수 있는데도 관련 소방시설을 갖추지 못해 화재 위험에 취약하다는 것이 소방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대학가 원룸을 보면 건물간 간격도 좁고 소화기 등 기초소방시설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면서 “자칫 작은 불도 큰 불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기성 원광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화재 등 각종 재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소화기 및 단독경보형 감지기가 필수적으로 보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 예산을 들여 소화기를 무상으로 보급하거나 기초소방시설 설치를 권장해야 한다”면서도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원룸 입주민들의 안전과 재산을 책임져야할 건물주의 의식 개선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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