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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성 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 신임 이사장 "개인 예술 아닌 공공 가치 실현에 온 힘"

찾아가는 사업 확대로 자생력 갖출 계획 / 장르·세대간 소통…젊은층 적극 영입도

 

“개인을 위한 굿을 하는 것도 좋지만, 전체를 위해 굿을 해야 할 시기도 있다고 생각해요. 올해로 임실필봉농악에 몸담은 지 딱 20년이 됐어요. 그동안 임실필봉농악이 저의 숙명이라 여기며 달려왔죠. 이제는 나의 예술, 나의 조직뿐만 아니라 공공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힘쓸 생각입니다.”

 

(사)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이하 전북민예총) 제7대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된 양진성(49) 씨가 앞으로 2년간 전북민예총을 위한 화합의 굿을 친다. 8살 때 아버지에게 이끌려 예술계에 입문한 그는 1995년 부친이 작고한 뒤 국가 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11-마호 임실필봉농악의 상쇠와 보존회장을 맡으면서 20년간 전라좌도농악의 맥을 이어왔다. 그러나 늘 마음 한편에는 전북민예총 조직의 한사람으로 공동의 영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데 대한 미안함이 자리했다고 한다. 이 미안함은 전북민예총 신임 이사장 자리를 맡은 이유가 됐다.

 

공동체 정신의 집합체인 농악단을 이끌어 온 경험과 전북민예총 운영의 연관성에 관해 묻자 그는 “필봉농악은 돈 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명분이라도 찾자는 심정으로 지금까지 잘 지킬 수 있었다”며 “만약 돈이 결부됐다면 개인의 계산법과 욕망이 따랐겠지만 그렇지 않았기에 더 희생할 수 있는 측면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필봉농악을 모나지 않게 가꿔야 한다는 신념은 전북민예총 운영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에게는 ‘3박자 축제’와 ‘내부 분열 없는 단체’라는 원칙이 있다. 3박자 축제는 행사를 진행할 경우 보존회의 자체 사업비 3분의 1, 관람객의 관람료 3분의 1, 전북도의 보조금 3분의 1로 비용을 충당해 지속적인 축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기조의 연장선에서 앞으로 전북민예총도 도의 보조금 사업 비율을 더 확대하지 않고 자체적인 사업을 개발해 자생력을 갖춘 단체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월 1차례 진행하는 민족예술인아카데미(가칭)를 개설해 장르·세대 간 소통을 꾀하고, 젊은 예술인을 적극적으로 영입한다는 방침이다. 또 찾아가는 예술 사업을 확대해 자금이 아닌 열정으로 단체의 사업을 끌어가겠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양 이사장은 “찾아가는 사업 등은 자금이 없어도 예술가들의 열정만 있다면 지속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단체의 구성원이 느긋해지면 함께 해야 할 무언가가 사라지게 되고, 단체가 젊어지지 않으면 생각이 정체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르별로 예술적 소통이 부재한 현상을 사회 현실로만 치부하기에는 단체에서 방관한 면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장르별 예술가들이 모일 수 있는 징검다리 장치를 만들어 내부 결속을 다지는 한편 전북 민족예술 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고 실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북민예총의 색깔에 대해서는 ‘시대정신’을 강조했다. 양 이사장은 “예술인은 과거 지점 아닌 미래 지점에서 고민하며 창작 활동을 하는 시대적 대변인”이라며 “시대의 아픔이나 사회현상에 관해 관심이 없다면 예술도 먼 나라의 얘기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에서 정치와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듯이 전북민예총도 바라보는 색깔이 분명히 있다”며 “단지 싸움을 위한 싸움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예술인들은 옳다고 판단한 것을 예술로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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