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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 노인 50여년만에 '가족 품으로'

전주 서학파출소, 지문 채취·탐문 끝 유족에 인계

고독사한 노인의 안타까운 사연을 무심히 넘기지 않은 경찰의 노력으로 50년 전 가족과 헤어졌던 고인이 뒤늦게나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전주 완산경찰서에 따르면 5일 오전 7시 40분께 전주시 서서학동의 한 모텔에서 이모 씨(76·여)가 숨진 채 모텔 주인에 의해 발견됐다. 병원으로부터 이 씨의 사망확인 소식을 들은 완산경찰서 서학파출소 정정섭 경위는 사건 처리 및 장례 절차 등을 위해 유족을 찾아 나섰다.

 

그는 해당 모텔 주인으로부터 이 씨가 지난 2009년부터 약 7년 동안 모텔 달방에서 홀로 살아왔다는 사실을 들었다. 그러나 이 씨는 주민등록증 등 신원을 확인할 만한 물품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정 경위는 이 씨의 지문을 채취해 인적사항을 확인, 전산에 조회했으나 이마저도 유족을 찾는데 도움이 될 만한 기록을 얻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정 경위는 이 씨를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하는 대신 지난 1996년 이 씨가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을 당시의 기록을 토대로 전남과 인천 등 관할 파출소와 해당 지역 통장 등을 수소문했다. 결국 정 경위는 5일 오후 4시께 전남 나주경찰서 금성지구대로부터 유족을 찾았다는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유족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1964년 불화로 인해 집을 나간 뒤 1979년부터 가족과 연락이 끊긴 채 홀로 살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은 이 씨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찾지 못하고 3년전부터 제사까지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정섭 경위는 “만일 내 자신이 어린 시절 어머니와 헤어진 채 50여년을 살아왔다면 어땠을 지 생각해보니 가슴이 아팠다”면서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지만 유족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뿌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숨진 이 씨는 지난 10여년 동안 전주시 덕진구의 또다른 여관에서 일을 도우며 홀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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