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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예술가들, 억압·규제 넘는다

전북도립미술관 최초 '한국여성미술제', 17일~내달 30일 / 국내 21명 작가 참여…남성 중심 사회 다르게 보기

▲ 허정수 作 ‘아름다운 뒷모습’(왼쪽)·윤지선 作 ‘Rag Face’(오른쪽) 차재영 作 ‘Journey’(아래)

억압과 규제를 벗어난 여성적, 여성의, 여성에 의한 화두가 펼쳐진다.

 

전북도립미술관은 오는 17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완주군 구이면에 있는 본관 전시장에서 ‘한국여성미술제’를 연다. 도립미술관이 최초로 시도하는 전시로 국내 21명의 작가가 만든 회화, 설치, 사진, 영상, 조각 등 86점의 작품으로 구성했다.

 

이번 전시는 남성적인 틀을 벗어난 21세기 여성성의 담론을 다양한 예술적 방식으로 진단하고 제시하기 위해 마련했다.

 

해당 작품은 가부장적인 권위로 지탱하는 남성 중심의 사회를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과 사유에서 소재를 찾고 목소리를 낸다. 양성 평등, 사회적 성의 문제, 여성 특유의 예술적 역량을 발휘한 작품으로 특히 금기를 거부하고 전위적이거나 유쾌발랄하게 주제를 풀어낸다.

 

고(故) 차학경 작가의 비디오 ‘Mouth to mouth(마우스 투 마우스)’는 그가 지난 1980년 뉴욕에 정착하면서부터 제3세계 여성으로서 정체성을 찾은 대표적 작업이다. 문유미 작가의 ‘대인 타타타’는 광주광역시 대인시장의 정육점, 한복 가게 앞에 액자를 놓고 그 안에서 나체로 사진을 찍은 퍼포먼스 작업이다. 풍부한 향기를 내뿜는 시장의 모습으로 삶의 환희를 노래했다.

 

전시 포스터에 쓰인 허정수 작가의 ‘아름다운 뒷모습’은 긴 머리카락을 쪽진 여성의 모습이다. 남성 중심 문화를 외면하듯 화면을 꽉 채운 뒷모습을 꽃으로 장식하며 내부의 응어리를 표출했다.

 

재생 용지로 구두를 만들어 탑으로 쌓은 이매리 작가의 ‘Into Great Silence(인투 그레이트 사일런스)’는 한국의 제사의식을 행하는 제단을 상징하며 치유의 의미를 담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시장 로비에서 관객을 만난다.

 

서울 인사동 쌈지길의 아트디렉터를 했던 이진경 작가의 ‘제사상’은 이 작가의 글씨로 제사상을 채워 넣은 작품이다. 일상적인 소재로 전통적 감성을 간결하게 재해석했다.

 

도립미술관 3전시실 전체를 붉은색의 천으로 가르는 ‘Journey(저니)’는 제목처럼 구름의 여정을 시각화한다. 차재영 작가는 하늘을 보는 일이 적은 현대인의 발밑에 동심을 상징하는 붉은 구름을 형성화한다. 역동적인 율동의 순간을 재현해 생명력을 담았다.

 

장석원 관장은 “도내지역은 유교적 문화가 강하게 형성돼 문화적으로 내밀한 여성성의 연구가 활발하지 않다”며 “여성이기에, 여성만이 말할 수 있는 독특한 영역에서 인지되는 창의성이 현대미술에서 돋보이게 드러나고 있다”고 전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장 관장은 “단지 여성미술을 위한 미술이 아닌, 현대미술의 길목에 있는 흐름을 선보이겠다”며 “향후 아시아현대미술전에도 여성미술제를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의 참여 작가는 △회화 김수자, 양순실, 유미옥, 윤세영, 윤지선, 차유림, 허윤희, 허정수 △설치 이매리, 이인희, 이진경, 이 피, 정문경, 차재영 △사진 김주연, 문유미, 박영숙, 유정미 △영상 고(故) 차학경, 정주아 △조각 송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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