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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 논란' 새만금호 가보니] 선착장 갯벌서 악취, 마을과 먼곳은 양호

어민들 "오염 심각" / 전북도 "일시 현상" / 주민 피해는 사실

▲ 어민들이 선착장 바닥에서 퍼낸 갯벌.

“세상에 이게 6등급이랍니다.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이게 말이나 됩니까?”

 

지난 10일 계화도 선착장에서 만난 어민들은 선착장 바닥에서 퍼낸 갯벌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해수부는 깨끗한 곳에서만 물을 떠다가 수질검사를 하기 때문에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썩은 흙을 도지사에게 갖다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얼핏 봐도 상태는 심각했다. 어민들이 퍼낸 시커먼 아스팔트처럼 생긴 갯벌을 코에 대보던 전북도의회 강영수 위원장은 “마치 정화조 냄새와 같다”며 어민들의 말에 공감을 표시했다. 전북도의회 환경복지위원회는 이날 새만금 수질오염 환황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전북도 및 전북보건환경연구원 등의 관계자들과 함께 현장을 찾았다.

 

어민들은 최근 2~3년 사이에 문제가 심각해졌다며 “해수유통만이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동행했던 전북도 유희숙 새만금추진지원단장은 “새만금의 수위가 낮아지고 노출부지가 많아지면서 물길이 바뀌고 물 흐름이 정체된 곳이 많다. 원래는 동진강 물줄기인 이곳에 최근 수질이 좋지 않은 만경강 물이 유입되고 있다”며 “공사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 현상이며, 충분히 개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 지역은 양 편으로 긴 방수제가 이어지는 좁은 승수로(承水路)로 계화도 생활하수 등이 유입되고 물 흐름도 크게 둔화돼 어느 정도의 오염은 불가피하게 보이는 곳이다. 따라서 수질 오염 정도를 더 정확히 알아보기 위해서는 마을과 먼 새만금호를 살펴봐야 했다. 도의회와 어민들은 ‘어민들이 지정하는 지점에서’ 물과 갯벌을 채취하기로 합의한 뒤 배에 나눠 타고 출발했다.

 

첫번째 지점은 동진강 유역 농업용지 끝 지점이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들은 가져온 장비로 물과 갯벌을 퍼올렸다. 수질도 비교적 양호해보였고, 갯벌에서 냄새도 나지 않았다. 연구원 관계자는 “건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다른 배에 탄 한 어민이 “그 곳은 뻘 준설을 한지 얼마 안 된 곳”이라며 “귀신같이 알고 왔다”고 비아냥거렸다.

 

어민들이 두 번째로 지정한 곳은 농업용지와 도시용지의 중간쯤 되는 곳이다. 물은 처음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갯벌에서는 약간의 냄새가 느껴졌다. ‘보통 갯벌 수준의 냄새냐 아니냐’를 놓고 잠시 의견이 엇갈렸고, 개인의 감각차가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어민은 “얼마 전에 이 곳에 그물을 쳤는데 바닥의 퇴적물에서 가스가 올라와 물고기가 폐사했다”며 “원래 오염이 심각했는데 며칠 전에 비가 많이 와서 좀 나아진 모양”이라고 주장했다.

 

배는 이어 세번째 지점으로 이동했다. 바닥의 갯벌을 뒤집어 놓았는지 육안으로 보더라도 수질이 심각했다. 그러나 한 두 번의 방문으로 수질오염을 판단하기는 어차피 어려운 일이다. 강우량이나 물흐름, 온도, 염도 등 많은 요인들에 의해 수질은 수시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채취한 물과 갯벌에 대한 오염수준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분석이 끝나야 결과를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새만금 사업으로 인해 수질오염이 진행되고 있으며, 그 피해가 주민들에게 전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공사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할지라도, 그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어민들의 고통은 그만큼 심각해진다.

 

강영수 위원장은 “새만금의 오염정도는 어차피 2020년 담수를 시작해봐야 알 수 있다. 그러나 오염으로 인한 우선 당장의 주민피해는 부인할 수 없다. 정부가 수질개선 등 새만금 사업을 앞당기는 것만이 주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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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leesw@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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