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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지켜온 이름 전라도, 새천년 이어갈 힘 모은다

2017년 개도 1000주년…팔도 중 最古 / 도의회·전발연, 8일 비전 수립 세미나

본적: 외국인X, 전라도X, 동반X….

 

경기도 안산시 반월공단에 있는 (주)남양공업이 지난해 채용공고를 내면서 지원자격에 명시했다가 물의를 빚은 내용이다. 그 앞에는 성실한자, 복장단정라고 쓰여 있다. 외국인과 전라도 출신은 성실하고 복장이 단정해도 채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회장이 나서서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면서 일단락 됐지만, 전라도를 바라보는 외부의 편협한 시각이 그대로 묻어 있어 씁쓸함을 남겼다. 그만큼 이제 전라도에 대한 외부의 거부와 혐오는 일상이 되었다. 일베들은 전라도를 홍어라고 쓴다.

 

그러나 ‘전라도’는 이처럼 하찮게 여겨질 수 있는 그런 땅이 아니다. 전라도는 고려헌종 9년(1018년)에 강남도(전주와 그 인근)와 해양도(나주와 그 인근)가 합쳐져 생겨난 이름이다. 오는 2017년이면 무려 1000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게 된다. 조선팔도 이름 중 가장 앞선 역사이다. 전라도에 이어 경상도(1314), 충청도(1356), 강원도(1395), 평안도(1413), 경기도(1414), 황해도(1417), 함경도(1509)의 이름이 생겨났다. 1000년 동안 이름을 지켜온 곳은 전라도뿐이며, 다른 지역은 이에 비해 최소한 300년 이상 늦다.

 

전라도는 이름만 오래된 것이 아니라 경상도와 함께 우리나라의 살림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온 양대 축이었다. 인조24년(1646)부터 순조28년(1828)까지 전국 전결의 23.7%~29.2%를 책임졌고, 인구는 전국의 14.9~28.2%를 차지했다. 이 기간 동안 토지면적도 전국 도(道) 단위에서 1~2번째로 넓었다. 역사의 격변기마다 그 중심에서서 사회발전을 자극한 곳도 전라도와 전라도 사람들이었다.

 

그런데도 전라도가 오늘날 지역차별과 집단 괴롭힘의 대상이 된 것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외부의 편견과 정부 개발정책에서의 의도적인 배제 등이 결합된 결과이다. 타 지역에 비해 쇠퇴를 거듭하다보니 다른 지역에서도 이제는 마음편하게 전라도 집단괴롭힘에 가세하고 있다. 전라도의 낙후와 불균형 발전이 오늘날의 사태를 부른 것이다.

 

1000년 동안 이름을 지켜왔으면서도 아픔과 슬픔의 땅으로 남은 전라도, 이제는 전라도인들이 나서서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그 에너지로 외부를 변화시키며 새로운 천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금부터 지혜와 의지를 모아나가자는 움직임이 도내에서 싹트고 있다. 이에맞춰 전북도의회 행자위는 전발연과 함께 오는 8일 도청 중회의실에서 ‘전라도 개도 천년을 준비하자’는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김연근 행자위원장은 “전라도의 1000년은 한민족 역사의 기념일로 전라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바꾸고, 동북아 거점으로서 전라도의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만들어나가야 하는 때”라며 “더욱이 2017년에는 대선이 있고, 2018년에는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므로 이에 맞춰 무엇을 어떻게 할지 지금부터 고민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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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leesw@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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