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영화관·공연장 등 63곳 할인·무료 혜택 / 일부 할인폭·시간 제한…김제·임실지역 전무
국민 누구나 쉽게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문화가 있는 날’제도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 간 프로그램의 격차가 심한 것은 물론, 공지 없이 각종 혜택이 사라지는 등 도입 초기 적지 않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17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월부터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해 전국의 영화관, 공연장, 미술관 등의 이용에 할인혜택을 주거나 무료로 문화생활을 즐기도록 했다.
도내에서는 전주시 25곳과 익산·남원 각 7곳, 군산 5곳, 진안·부안·순창 각 3곳, 정읍·장수·완주·무주·고창 각 2곳 등 모두 63개 문화시설이 ‘문화가 있는 날’제도에 참여 중이다.
전주는 경기전 무료 입장(기존 1000원)과 전주 한해랑아트홀(공연 50% 할인) 등 25곳의 문화시설이 참여해 선택의 폭이 비교적 높은 축에 속하지만 나머지 시·군들은 문화시설들이 상대적으로 열악해 해당 지역민들은 제대로 된 문화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김제와 임실은 참여시설이 단 1곳도 없어 아예 ‘문화가 있는 날’ 혜택에서 배제된 형편이다.
일부 시군 지역에서 운영 중인 문화시설 프로그램은 사실상 할인 폭과 시간 등이 제한돼 ‘문화 없는 문화가 있는 날’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문화가 있는 날’제도에 참여한 도내 대부분의 영화관은 ‘오후 5시부터 4시간 만 5000원에 영화관람’으로 제한해 주간에는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남원시 남원향토박물관의 경우 ‘문화가 있는 날’에 무료입장을 한다고 소개돼 있지만 직접 확인 결과 겨울철이라는 이유로 요금을 받고 있었다.
도서관의 경우 ‘문화가 있는 날에는 오후 10시까지 열람 가능’이라고 되어 있지만, 이는 도서관이 평소 운영하는 시간대여서 생색내기용 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9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문화가 있는 날’ 인지도 및 만족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호남권의 경우 ‘문화가 있는 날’ 인지도는 ‘들어본 적 없다’가 60%이고, ‘들어본 적 있다’가 40%를 기록했다.
‘문화가 있는 날’ 불참 이유에 대해서는 시간상 어려움(56.6%)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인근 문화시설 없음(15.1%), 정보가 없음(7.5%) 등을 언급했다.
이처럼 프로그램이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생업에 바쁜 시민에게는 문화를 접할 기회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북도청 등 도내 관공서도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을 위한 직원들의 조기퇴근 등과 같은 제도적 노력이 없다.
전북도 관계자는 “제도가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착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면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문화융성위원회와 함께 도내 기업과 공공기관의 참여율을 높이고 양질의 문화시설 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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