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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장·의회 의장 납부 적십자 특별회비, 사비 아닌 업무추진비 '눈총'

송하진 지사·김승환 교육감 등 '생색내기' 지적 / 직원과 성금 모아 낸 이상호 고창군의장은 귀감

최근 전북지역 자치단체장과 의회 의장들이 잇따라 ‘적십자 특별회비’를 납부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개인 돈이 아닌 업무추진비로 납부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지나친 생색내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적십자 특별회비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내는 성금인데도, 주민들의 세금인 업무추진비를 이용해 납부하는 것은 단체장 지위에 걸맞지 않은 행동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해마다 자치단체에 ‘특별회비를 납부해 달라’는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고 있는 적십자사도 사실상 강제 모금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는 지난달부터 적십자 특별회비를 모금하고 있으며, 20일까지 특별회비를 납부한 도내 단체장 및 의회 의장은 10명으로 집계됐다.

 

송하진 도지사(500만원)와 김승환 교육감(300만원)이 지난달 초 특별회비를 납부한 것을 시작으로, 김광수 전 전북도의회 의장(50만원), 김승수 전주시장(200만원), 이건식 김제시장(50만원), 정성주 김제시의회 의장(30만원), 박우정 고창군수(3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취재결과 이들은 모두 업무추진비로 특별회비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기관단체장과 달리 이상호 고창군의회 의장은 직원들과 함께 성금을 모아 특별회비를 내 귀감이 되고 있다. 김용태 고창군의회 사무과장은 “의장님이 좋은 취지로 제안해 직원들이 십시일반 마음을 보탰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기관단체장들은 업무추진비를 사용해 특별회비를 납부했지만 적십자사는 이들에게 사실상 개인 명의의 ‘적십자 특별회원증’을 전달했다.

 

자치단체들은 현행법상 관할구역의 불우소외계층에 대한 격려 및 지원에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적십자사가 매년 각 기관에 협조 공문을 보내는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공문에는 ‘협조’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일선 자치단체 담당자들은 이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A자치단체 관계자는 “옆 동네 단체장이 얼마나 특별회비를 냈는지 알아보는 등 눈치 작전도 벌어지고 있다”면서 “안 내기도 그렇고, 너무 적게 내도, 너무 많이 내도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사실상 강제 모금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적십자사 관계자는 “사회지도층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나눔의 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공문을 보냈다”고 해명했지만, 적십자사와 자치단체 모두 비난의 화살은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창엽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적십자사가 특별회비를 모금하려면 우선 회비의 사용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면서 “자치단체장들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되새기며, 업무추진비로 특별회비를 납부하는 관행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2년 충북 증평군의회 의원들은 친목회비로 적십자사 특별회비를 냈으며, 충청지역의 전 광역단체장은 현직 재직 당시 매달 자신의 월급에서 100만원을 특별회비로 납부하는 등 모범적인 행동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김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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