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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떠들썩하게 한 '전주 붕어빵 소녀' 진실은?] 주인공'소년', 과도한 관심에 되레 고통

어머니 간암 투병·정신지체 오빠 사실과 달라 / 얼굴·신상 알려져 개학후 놀림 받을까 걱정도

아픈 부모님 대신 모진 한파 속에서도 붕어빵을 팔고 있는 중학생을 돕자면서 한 네티즌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게시물이 일파만파로 퍼져 화제를 모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심리적 고통을 받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4일 SNS는 ‘전주 붕어빵 소녀’소식으로 떠들썩 했다.

 

간암 투병 중인 어머니를 대신해 붕어빵을 파는 중학교 2학년 소녀가 정신지체 오빠까지 돌본다는 내용과 함께 이들을 돕자는 글이 올라오면서 SNS 이용자들은 이 게시물을 이곳 저곳으로 전파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어머니의 간암 투병은 사실과 달랐고, 화제의 주인공은 ‘붕어빵 소녀’가 아닌 ‘붕어빵 소년’이었다.

 

25일 오후 12시30분께 중학교 2학년 학생 A군이 붕어빵을 굽고 있는 포장마차에는 붕어빵을 사기위한 손님과 A군을 취재하러 온 취재진들로 북적였다.

 

그러나 A군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자신에 대해 묻는 사람들에게는 대답하지 않았고, 취재진들이 몰려오자 잠시 점포를 정리하고 떠났다.

 

확인결과 A군의 어머니에게 간 질환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간암은 아니었고, 정신지체 오빠는 동네주민인 것으로 밝혀졌다.

 

SNS에 사연이 왜곡된 이유는 예쁘장한 A군의 얼굴을 본 작성자가 얇은 목소리의 그를 여학생으로 착각하고, 빵을 굽는 사이에 나눈 짧은 대화에서 어머니가 간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간암으로 확대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붕어빵 점포는 전주의 한 교회 보금자리에 생활하는 불우청소년들을 위해 마련됐다.

 

이 교회에는 A군을 비롯해 20여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특히 이 교회 보금자리에서 생활하는 부모님들은 건강이 좋지 않아 4년여 전부터 아이들이 시간이 날때 마다 붕어빵 장사를 도왔고 현재는 A군의 누나인 고교 3학년 여학생 등 7명이 전주시내에서 붕어빵을 판매하고 있다.

 

훈훈한 소식이긴 했지만 일부 왜곡된 사연이 SNS통해 화제가 되자 A군과 어머니는 과도한 관심에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NS에 올리기 위해 스마트폰 카메라로 빵 굽는 A군을 찍어대는 사람, 신상을 캐묻는 사람들 때문에 ‘붕어빵 모자’는 얼굴과 신상이 알려져 개학 후 놀림이 되지 않을까 걱정과 함께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더욱이 일부 시민들은 최근 아동학대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아이들에게 붕어빵을 굽게해 누군가 돈벌이를 한다고 생각하고 아동학대전문기관에 신고까지 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동학대전문기관 관계자는 “아동이 노동을 하고 있는 셈인 이 문제를 어떤 사안으로 볼 것인지 확실하지 않은 상태다”며 “법률적 부분은 자문을 받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점포를 마련해준 교회는 오히려 수 년째 가정폭력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가정을 돌보는 동안 빚이 늘고 이를 이해하지 못한 교인들이 떠나가는 등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북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비록 선의로 궂은 날씨 속에 고생하는 아이를 위해 퍼진 게시물이지만 당사자에게는 오히려 상처가 될 수 있다”며 “당사자에게 동의도 구하지 않고 SNS에 정확하지 않은 사실들까지 왜곡돼 전파되는 것은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부담과 고통이 될 수 있어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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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 @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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