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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중소기업, 경기 회복 위해 수출 힘써야

중소기업들 생산 제품 세계시장 경쟁력 갖춰 침체경기 돌파구 마련

▲ 강성대 한국은행 전북본부장

올해에도 전북 경기가 불투명하다. 가게마다 손님이 자꾸 준다고 울상이다. “IMF 때보다 더 어렵다” 라는 말은 이제 일상적인 말이 되었다. 관련 통계도 그런 상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소비자동향 조사, 기업경기 실사 지수 등을 보면 도민들은 지금도 나쁘지만, 앞으로 더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부진배경을 여러 측면에서 짚어볼 수 있겠다. 전북경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내수산업 비중이 높다. 농림업은 전국 평균이 2%대인데 전북은 8%대이다. 전형적인 내수산업으로 알려진 서비스업 비중은 9개 도 단위 광역자치단체 중 강원, 제주 다음으로 높다. 그러다 보니 최근 국내 경기 부진 영향을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이 받는 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 하더라도 내수 부문은 매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수출은 사정이 크게 다르다. 전북의 수출은 2000년대 중반 들면서 큰 폭으로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조선, 자동차, 화학 등 우리나라 주력산업에 속한 대기업들이 군산 등에 자리 잡으면서다. 그러던 전북 수출이 2011년 128억 달러를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매년 평균적으로 10억 달러 이상씩 감소하여 2015년에는 80억 달러에 그치고 있다. 전북 경제의 어느 한 부문이 이렇게 지속적으로, 빠르게 축소되는 경험은 1960년대 산업화 이후 처음일 것이다.

 

그러고 보면 지난 몇 년 전북경제의 부진은 수출 부진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겠다. 실제로 전북의 수출 사이클과 경제성장 사이클은 흡사하게 겹친다.

 

전북 지역총생산(GRDP) 사이클도 수출처럼 2000년대 전반 이후 비교적 고성장을 누리다 2011년을 고비로 하락세를 타고 있다. 2012년에는 경제규모가 축소되는 마이너스 성장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다른 어느 지역보다 내수산업 비중이 높은 전북이 수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 좀 아이러니하다.

 

수출과 경기의 동시 부진이 전북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성장률은 2.6% 정도에 머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수치는 2000년 이후 세 번째로 낮은 성장률 기록이다.

 

올해 들어서도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1∼2월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15.6%나 감소했다고 한다. 내용을 살펴보면 우려가 더 커진다. 자동차, 조선, 화학, 철강, 반도체 등 우리나라 수출 주력품목 거의 대부분이 감소했다. 세계 경기 부진 탓만은 아닌 것이다.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낮아졌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돌이켜 보면 전북수출은 우리나라 주력산업 대기업들을 유치하면서 늘어나기 시작하여 그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약해지면서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전북지역의 경우 생산기지 성격이 강해 경쟁력 약화의 영향을 좀 더 빨리, 좀 더 강하게 받았을 뿐이다.

 

전북경제는 중소기업이 이끄는 경제다. 고용이나 업체 수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전북은 생산 비중도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높은 지역이다. 전북 경기회복의 실마리를 찾는다면 이제 그것은 중소기업 수출이 될 것이다. 중소기업들이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려야겠다.

 

세계시장은 첨단, 고급 제품만 팔리는 데가 아니다. 일상적인 상품이라도 제대로 만들고 가격이 맞으면 수요는 무궁무진하다. 올해는 지역 중소기업들이 ‘내수시장보다 수출시장이 쉬웠어요’ 하는 그런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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