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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밤이면 차선 사라져…운전자들 '아찔'

잦은 통행으로 마모된데다 불빛 반사된 탓 / 고휘도 도색 8배 비싸, 자치단체 엄두 못내

전주에서 택시만 20년 넘게 운전한 김모 씨(56). 운전 베테랑인 그도 비오는 날 밤은 두렵다. 시내 일부 도로에서 차선을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앙선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어 마주 오는 차량과 아찔한 상황에 처한 적도 한 두번이 아니다.

 

어두운 밤, 비까지 내리면 차선이 시야에서 사라지는 일명 ‘스텔스 차선’에 많은 운전자들이 살얼음판 운전을 하고 있다.

 

그래서 비가 오는 밤에는 초보 운전자나 눈이 나쁜 운전자, 여성 운전자는 아예 운전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는 도내 일부 차선이 잦은 차량 통행으로 인해 마모돼 보이지 않거나, 야간이나 우천시 차선밝기(휘도)가 낮기 때문이다.

 

경찰청 교통노면표시 설치·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현재 황색 차선의 경우 150mcd/(㎡·Lux), 백색 차선은 240mcd/(㎡·Lux)의 휘도 적용을 권고하고 있다.

 

마모율을 고려해 매년 재도색을 하는 것이 좋지만 전북도는 지방도 전체 1561㎞ 중 지난해 이 기준에 맞게 도색한 차선이 255㎞에 그쳤다. 예산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선의 휘도가 낮아진 도로를 달리는 운전자들은 야간이나 비오는 날 운전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비가 오면 도로에 물이 얇게 고이면서 코팅한 것처럼 수막이 생기고 이 수막에 자동차 헤드라이트와 가로등, 도심의 화려한 불빛들이 반사되면서 운전자 눈에는 수막 아래에 있는 차선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굵은 입자의 유리알을 많이 섞은 고휘도 차선도색이 이뤄져야 하지만 고휘도 차선 1㎡를 도색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2만8000원으로, 일반 차선(3500원)보다 8배 이상 비싸다.

 

고휘도 차선도색은 1.8㎜ 두께의 특수 도료를 사용해 일반 차선에 비해 차선 밝기가 2배(120→240Lux·룩스) 이상 높아지며 특수 도료를 도로에 접착시키면서 페인트칠에 그치는 일반 차선보다 수명도 3배 이상 길다.

 

운전자들은 심야나 우천 시 차선이 보이지 않아 위험하다며 밝고 선명한 차선을 요구하지만, 행정당국은 부족한 예산을 탓하며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담당 공무원들은 휘도가 높은 차선 도색을 민원에 의지해 실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면적인 조사와 집행에는 많은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전북도 관계자는 “차선 도색 기준은 전국이 동일하고 입찰을 통해 규격에 맞는 제품으로 공사를 하기 때문에 전북만 유달리 차선이 희미한 것은 아니다”며 “차선은 차량 통행이 많을 수록 그만큼 닳기 때문에 일부 도로에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을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차선의 휘도 기준이 매년 강화되고 있고 도색 제품 수준도 점점 좋아지고 있으며, 차선 도색에 대한 예산도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인 만큼 점차 개선돼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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