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10 19:48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기획 chevron_right 뉴스와 인물
일반기사

취임 1년 김영준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기업 CEO들 체면 내려놓고 발로 뛰어야 수출 는다"

▲ 김영준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이 전북 수출의 발전 방향, 향후 사업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안봉주 기자
손을 대지 않고 짜는 대걸레를 만들고 직접 홈쇼핑에 출연해 제품을 만들게 된 계기와 특징을 설명하면서 엄청난 매출을 올린 ‘조이 망가노’. 그는 이외에도 흘러내리지 않는 벨벳 옷걸이를 만들고 디자인 회사까지 운영하면서 1700억원이 넘는 재산을 가진 거부로 성장했다.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이혼녀에서 1000억대 부자가 된 조이 망가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최근 개봉되기도 했다. 그의 성공의 원동력은 지치지 않는 끈기와 진정성이었다.

 

기업의 대표가 직접 상품설명을 하며, 바이어를 만나고 구매자들의 요구를 들어준다면 그것보다 더한 신뢰 마케팅이 있을까. 김영준(52)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은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내 기업이 살려면 조이 망가노처럼 뛰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부임 1년을 맞은 김영준 본부장으로부터 동안의 소회와 전북 수출의 발전 방향, 향후 사업계획 등을 들어봤다.

 

-전북 수출기업들을 위한 기관장으로서 취임하신지 1년이 넘었습니다. 생각나는 에피소드와 소회를 말씀해 주십시오.

 

“지난해 4월 취임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1년이 지났습니다. 전북본부장으로 온 이후 전북 곳곳을 다니며 기업인, 공무원, 유관기관 관계자, 농축수산업 종사자 등을 만나며 그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하는데 힘썼습니다. 어림잡아 300여 분 정도 만나 뵌 것 같습니다. 정읍의 ‘BN(범농)’이라는 업체 대표님이 참 기억에 남습니다. 육묘판(모종틀)을 만드는 회사 대표이신데, 1년에 8개월이 넘게 해외출장을 다니며, 영업을 하십니다. 육묘판이라고 해야 얼마 되지 않을 것 같고 상품 설명이 필요하겠느냐 싶지만 그분은 직접 해외에 상품을 들고가셔서 바이어들을 만나고 그들의 요구를 수렴합니다. 해외 전시회참가는 물론이고 미국시장 공략중이신데, 지난해 매출이 100억원에 육박했습니다. 이 대표님 말고도 돌이켜 보면 재미있었고 저에게 유익했던 에피소드가 참 많은데요. 이렇게 1년이 금방 지났는데 앞으로 남은 2년도 이렇게 빨리 지나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전북과 도민 여러분이 정을 많이 주셨는데 더욱 자주 뵙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가 1년동안 주로 추진한 업무와 정책은 어떤 것이 있나요.

 

“지난 1년간 우리지역 업체들을 위한 해외마케팅 사업에 집중했습니다. 특히 해외 진출 역량이 부족한 업체를 위해 17차례에 달하는 해외전시회 단체참가 지원사업을 시행했고 수출 초보기업을 위한 해외 시장개척단도 2차례에 걸쳐 30여개 업체를 파견했습니다. 이 외에도 각종 정보제공 세미나, 일반인과대학생 대상 무역교육, 다문화 가족 활용 무역업체 지원 사업을 실시했습니다.”

 

-전북의 수출이 어렵고 전망이 어둡기만 합니다. 도내 기업들을 만나면서 느낀 그들의 애로는 무엇이었습니까.

 

“우리지역에서 제조업을 하는 기업이 5000여개가 됩니다. 그 중 무역업을 하고자 하는 기업이 2000여개 정도입니다. 하지만 2015년 기준 실질적으로 수출을 한 업체는 약 400여개 정도 됩니다. 수출을 한다고 모두가 유의미한 수익을 올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무역에 뜻을 둔 2000여개 기업중 대부분이 아직 뚜렷한 수출 실적이 없는 영세기업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듣고 보고 느낀 우리지역 업체들의 애로는 대체로 3가지로 압축됩니다. 첫째가 운영자금(주로 인건비), 둘째가 인재확보, 셋째가 정보(수출 절차, 해외시장 정보 등) 인데요. 이는 저희 무역협회는 물론 모든 지원기관 및 정부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남은 임기 중 역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이 있으시다면 설명해 주십시오.

 

“다른 지역본부 기관장들과 달리 무역협회 지역본부장은 임기가 3년 정도입니다. 수출을 위해 1년은 지역과 기업을 알아야 하고 1년은 주요업무를 추진하며, 나머지 1년은 그 성과와 지도를 해야하기 때문이지요. 그런 임기 주기 차원에서 기업들의 애로 중 세 번째, 바로 정보 및 기회 제공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현재 수출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우리지역 기업들이 내실 있게 성장하여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이나 전문 정보 제공 세미나 등을 통해 업체 역량을 끌어올리고, 업체가 독자적으로 해외 판로 개척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풍부한 해외시장 경험을 제공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무역협회에서 시행하는 각종 해외마케팅 사업을 통해 이미 많은 기업의 해외 판로개척 역량이 강화됐습니다. 그렇게 성장한 기업이 신생 또는 영세 기업을 돕는 모습을 보며 전북 경제의 미래가 참 밝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기업 대표들이 직접 마케팅에 나서야 할까요?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내 기업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 세계 상인을 한 자리에 모아 놓은 자리가 있다고 칩시다. 여기서 나를 돋보이게 하고 나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는 절대로 가만히 점잖게 있으면 안됩니다. 필요하다면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물구나무도 서야 합니다. 그리고 ‘혹시나 이 제안이 나를 우스꽝스럽게 보이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버리셔야 합니다. 우리나라, 특히 우리지역 기업인 많은 분들은 ‘제안’ 을 3~4차례 이상은 하지 않습니다. 너무 점잖으시다고나 할까요. 어지간하면 만난 그 자리에서 1시간 내에 거래를 성사시키려 합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내 조건 또는 품목군과 맞지 않으면 상담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으로는 좀 더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더 뻔뻔스럽게 그리고 더 유연하게, 협상에 임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 제품을 수입할 바이어가 아니라 할지라도 주변 사람을 추천해 달라던지 현지 시장 상황을 물어본다던지 어떻게든 대화를 통해 정보를 얻어내고 네트워크를 쌓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해외 전시회에 나가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스에서 가만히 앉아 바이어가 와주기를 수줍게 기다려서는 안됩니다. 부스 밖으로 나가 밝게 웃으며 눈 마주치고, 전시회장을 돌아다니며 내 제품을 사줄 수 있을 만한 바이어를 찾아다녀야 합니다. 만약 전시회가 홍콩에서 열리면 전시회에 가기 전 일전에 만났던 잠재 바이어에게 연락하여 만나 식사를 대접하십시오. 사업 얘기는 접어두고 일단 식사하며 친구가 되십시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 한 마디입니다. ‘체면은 내려 놓으셔도 좋습니다’ 우리 전북 기업인 여러분이 체면을 내려놓고 수출을 올려놓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응원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 [김영준 본부장은] 27년 근무, 요직 두루…협회내 '수출 전략통'

 

지난해 4월 초 취임한 김영준 본부장은 서울 출신으로 인천 광성고, 한국외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한 뒤 1989년 한국무역협회에 입사했다.

 

이후 27년 동안 근무하면서 북방지역과와 해외시장과, 유럽·아프리카 팀, 유라시아실, 그리고 러시아 모스코바 상공회의소에 파견하는 등 주요 부처를 두루 거친 무역협회 내 ‘수출 전략통’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평이 자자하다.

 

퇴근후에는 자녀의 숙제를 직접 챙기고 매년 2차례 1주일 간 가족과 캠핑을 다니는 등 매우 가정적인 성품의 소유자 이다.

 

부드럽고 가정적인 성격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으면서도 1000cc대 대형 오토바이를 타고 국도를 달리고 기타 치기를 즐기는 자유로운 성격을 갖고 있다.

 

김 본부장은 “전북에 1년 정도 살아보니 전통과 문화를 간직한 지역이며, 서울 등 수도권 과도 가까운 지역이다”며 “전북에 퇴직 후 집을 짓고 전원생활을 하고 싶다”는 소망도 밝혔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백세종 bell103@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기획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