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청 기둥 24개, 24절기 전국 8도 국민 생각 / 본회의장 전등 365개도 1년 내내 일하란 뜻
“국회의사당 안에 태권브이가 숨겨져 있다며? 서울이 위험해지면 지붕 뚜껑이 열리면서 나온대.”
누구나 한번쯤은 들었을 법한 식상한 유머다. 태권브이는 숨겨져 있지 않다. 그러나 국회를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태권브이만큼 매력적인 사실들이 숨겨져 있다. 국회의사당 곳곳의 숨은 비밀,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국회의사당 정문을 통과하면 양쪽에 해태상이 자리 잡고 있다. 이 해태상 아래 10m에 숨겨진 진실이 있다. 바로 와인 72병이 묻혀 있다는 것.
사연은 이렇다. 지난 1975년 국회의사당 건립 때 소설가인 월탄 박종화 선생이 악귀를 물리치고 화기(火氣)를 막는 해태상을 세우자는 제안을 했는데, 예산이 없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전해들은 해태제과가 3000만원을 들여 해태상 암수 한 쌍을 조각해 국회에 기증했고 해태주조 상품이었던 ‘노블와인’도 함께 묻었다. 100년 뒤인 2075년 국가에 경사스러운 일이 생기면 이 포도주를 꺼내 건배주로 쓸 예정이라고 한다.
국회의사당 건물 자체에 숨겨진 비밀도 흥미롭다. 우선 살펴볼 것은 돔(dome) 모양의 의사당 지붕. 처음에는 평평하게 설계했지만 권위가 없어 보인다는 지적이 잇따라 지름 50m, 높이 20m규모의 돔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외곽에 서 있는 앞뒤에 8개, 양옆에 4개 기둥에도 의미가 숨어있다. 이 기둥은 모두 24개, 1년 24절기 내내 전국 8도의 국민을 생각하라는 뜻이라고 한다.
국회의사당 내부에서도 흥미거리를 찾을 수 있다. 우선 본 회의장에 있는 전등 365개. 이것들 역시 의미를 담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1년 내내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라는 뜻이다.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국회도서관을 낀 잔디밭 아래에는 세 곳을 이어주는 지하통로가 있다. 이 통로는 지난 1984년 국회도서관을 신축할 때 설치됐다. 길이가 460m에 이르며 T자형이다. 날씨가 궂을 때 국회의원 등 국회 관계자들이 이 통로를 애용한다. 벽에는 전·현직 의원들이 직접 찍은 사진과 기증한 그림 등이 걸려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있다. 국회 내의 다른 공간과 달리 이곳은 일반인에게 개방돼 있지 않다.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되는 5월 30일과 관련한 사연도 전해진다. 원래는 지난 1987년 개정된 헌법 부칙 3조, ‘국회의원 임기는 국회의원 선거 후 국회의 최초의 집회일로부터 개시한다’에 따라 임기가 시작됐다. 그러나 1988년 이후 변화가 있었다. 당시 4월 26일에 선거가 치러졌지만, 원내 정당들이 국회운영 일정에 대한 합의를 하는 데 오래 걸리면서 개원을 5월 30일에 한 것이다. 이때부터 5월 30일에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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