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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유럽 원정은 '보약'

스페인전 참패, 초심으로 / 체코전 승리, 자신감 충전

‘아시아 최강’으로 승승장구했던 슈틸리케호의 거품이 걷혔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이번 유럽 원정을 앞두고 세계적인 강호를 상대로 한국의 객관적인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슈틸리케 감독의 의도는 달성됐다. 대표팀은 스페인에는 1-6으로 대패했지만,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30위인 체코에는 2-1로 승리했다.

 

아직까지 스페인 같은 세계적인 강팀과 대결할 수준은 안 되지만 그렇다고 유럽국가에 일방적으로 밀리는 수준도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는 대표팀이 스페인전에서 20년 만의 최다실점이라는 충격적인 참패를 기록하면서 연착륙을 하지 못하고 경착륙을 했다는 것이다.

 

유럽 원정에서 1승1패라는 부끄럽지 않은 성적표에도 일부 팬들이 불만을 표시한다는 것은 그만큼 슈틸리케 감독과 대표팀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바닥을 친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슈틸리케 감독은 여론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성적도 훌륭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2차 예선을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전승으로 통과했고, 역대 최고인 8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을 세웠다.

 

슈틸리케 감독도 지난 9월 레바논과의 원정경기에 앞서 “지금 한국 대표팀은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는 아주 훌륭한 팀”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할 정도였다.

 

거스 히딩크 감독 시절 대표팀이 이룬 월드컵 4강의 기억이 남아 있는 축구팬들은 대표팀의 새로운 ‘수호신’이 된 슈틸리케 감독을 보면서 기대감을 부풀렸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유럽 원정을 추진했다. 아시아에서 우물 안 개구리로 만족한다면 월드컵에서의 성적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판단은 정확한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전에서의 참패가 충격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패배를 통해 한국 축구가 위기의식을 느끼게 된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체코전에서는 유럽 축구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됐다.

 

선수들도 유럽 강팀과의 평가전이 스스로를 돌아볼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참패까지 예견하지는 못했겠지만 ‘아시아의 종이호랑이’에 안주하면 안 된다는 문제의식으로 유럽 원정을 추진한 것은 바로 슈틸리케 감독이다.

 

이제 슈틸리케 감독은 ‘갓틸리케’라는 부담스러운 별명을 벗어던지고 초심으로 돌아가 대표팀을 지휘할 수 있게 됐다.

 

월드컵 최종예선은 3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슈틸리케호는 이번 유럽 원정의 경험을 보약으로 삼아 새 출발을 해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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