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0㎏ 잡아야 본전인데 겨우 15㎏" / 中어선 싹쓸이 조업·이상 기온 영향 탓 / 경매시세 급등 속 소비심리 위축도 심화
“올해는 완전히 죽 쒔어. 기름 1드럼(200ℓ) 써서 저만큼(15㎏) 잡으니 사람 미쳐버리는 거여….”
10일 오전 11시 군산시 비응항 위판장. 오전 5시 조업을 나간 만성 2호 선장 김유영(62) 씨가 귀항했다. 만선을 기대했지만 거의 빈 배로 돌아왔다. 2톤 급 연안자망 만성 2호에는 그물에서 떼어낸 꽃게가 단 한 개의 망에 담겨 있었다. 망을 들어 올리자 긴 망의 끝자락에 꽃게가 전부 모였다. 하루치 결과물이다.
곧이어 꽃게 중량별로 기계식 선별 작업이 이뤄졌지만, 어획량에 비례하듯 선별 작업도 금방 끝이 났다.
김 선장은 “최소 40㎏을 잡아야 본전치기나 하는 데, 오늘은 겨우 15㎏밖에 못 잡았다”며 “지난해 꽃게잡이 철(4~6월)에는 어획고가 1억원이었지만, 올해는 3000만원밖에 안돼 어구 비용·인건비·기름값도 충당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푸념했다.
이어 “12마일(19㎞) 밖 말도와 흑도 사이에서 아내, 외국인 선원과 함께 조업을 한다”며 “이달 21일부터 8월 20일까지 금어기이기 때문에 그전에 많이 잡아야 할 텐데, 꽃게가 잡히지 않아 빨리 철수했다”고 덧붙였다.
위판장에서 만난 한 선원은 “이상 기온으로 서해안 일대 바닷물 수온이 높아지면서 각종 해파리가 엄청 많아졌다”며 “현재 꽃게 자원량 자체가 적기 때문에 행정 당국에서 치어 방류량이라도 늘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민들과 전문가들은 꽃게 어획량 감소 원인으로 해상 환경 변화와 중국 어선의 무분별한 어획 등에 따른 개체 수 감소로 보고 있다.
실제 군산시 수협 비응항지점에 따르면 4~6월 기준 꽃게 위판량은 2014년 25만 3477㎏, 2015년 24만 3080㎏에서 2016년 8만 7265㎏까지 급감했다.
군산은 연평도, 진도와 함께 서해안의 주요 꽃게 산지 중 한 곳이다. 이들 꽃게 산지의 어획량이 줄면서 산지 경매 시세는 급등하고 있다. 그나마 어민들은 꽃게 가격 상승으로 부족한 어획량을 충당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 위축은 더 심해지고 있다. 실제 10일 오전 10시 기준 군산 비응항 위판장 경매 시세는 ㎏당 꽃게 대(大) 3만 8500원, 중(中) 3만 9300원, 소(小) 4만 1500원으로 형성됐다.
전북수산기술연구소 관계자는 “2000년부터 꽃게 방류 사업을 진행했고, 2000년부터 2015년까지 1101만 3000마리를 방류했다”며 “올해는 20만 마리를 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기준 전북지역 조기 위판량은 8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2.1%나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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