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다당 체제…정치 과정 계속 참여를" / "정치인 평가, 언론·시민단체 역할 중요"
“유권자가 정치인들의 치열한 경쟁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만 보는 것은 민주정치를 쓸모없게 만드는 일입니다.”
김욱 서남대 교수가 최근 전북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이렇게 강조할 만하다. 표심을 통해 정치의 주체를 바꿀 수 있는 주인공은 바로 유권자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치에서 유권자들의 역할은 중요하다.
4·13 20대 총선에서 전북 유권자들의 역할은 두드러졌다. 투표에 참여한 62.9%의 유권자들은 전북의 정치지형을 변화시켰다. 30여 년 동안 이어져온 일당독주 시대의 막을 내리고, 3당 체제의 정치지형을 만들었다.
김욱 교수는 이에 대해 “도민들이 복수 정당을 경쟁시킬 수 있는 조건을 만들었다” 며 “지지율의 변화에 따라 이뤄지는 정당 간의 정책경쟁은 도민들이 원하는 바를 실현시켜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당독주 체제일때는 견제세력이 없기 때문에 유권자들을 위한 정책 경쟁에는 소홀했지만, 다당제일때는 각 당이 경쟁적으로 정책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지지를 얻을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투표만으로 유권자의 역할이 끝났다’고 판단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정치가 무용지물이 되지 않으려면 정치가 행해지는 과정에도 유권자가 계속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는 ‘유권자의 눈’에 의해 계속 발전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중론이다.
김욱 교수는 정치인들의 언행을 면밀히 지켜볼 것을 주장한다. 정치인들의 언행에 유권자들이 원하는 바가 반영돼 있어서다. 또한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히 안 뒤 표현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래야만 정치인들에게 내가(유권자가) 원하는 바를 압박할 수 있고, 그 원하는 바를 실천하는 지 ‘관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성진 전주대 교수는 “19대 전북 정치권의 가장 큰 문제는 정책 경쟁보다 계파적 이해관계와 세력 경쟁에만 몰입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앞으로 여·야 3당 의원들이 진정한 정치변화와 혁신을 위해 자신의 기득권을 버리고 새로운 정치변화에 헌신하는가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인들이 지역의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는 지를 적극적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다.
황태규 우석대 교수는 이를 위해 언론과 시민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유권자들이 정치인들의 정책을 평가할 수 있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매년 한 번씩 언론과 시민단체에서 전북 정치인의 1년 간 정책 활동에 대해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정치인들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할 수 있고, 정치인들 입장에서는 건전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틀이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 <끝>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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