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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백제대로 교통신호체계 '효율성 논란'

운전자들 "신호등 많아 출퇴근 시간대 체증" / 전북 경찰 "모든 차량 여건에 맞추기 어려워"

▲ 12일 전주 서남쪽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백제대로의 초입부인 명주골 네거리와 전북대 신정문 구간에서 교차로마다 설치된 신호등이 연동되지 않고 있다. 박형민 기자

#1. 최근 대전에서 출장차 전주를 찾았던 이모 씨(52)는 전주의 ‘퇴근 교통지옥’을 겪은 뒤 다시 출장 올 생각이 싹 사라졌다. 백제로에서 1㎞구간을 가는데 30분이 넘는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더욱 이해가 안 간 부분은 이상한 신호체계였다. 분명 먼 쪽 신호등부터 차례대로 파란불이 들어와야 앞차부터 진행하고 뒷차량도 따라가는데, 일부 구간은 바로 앞 신호등부터 켜지는 불합리한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2. 승용차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A씨는 전주역과 경기장 사거리를 잇는 8차선 백제대로 구간을 이용하기 싫을 정도다. 이 3㎞ 남짓 구간에는 12개 교차로마다 교통신호기가 설치돼 있다. 신호가 한 번 걸리면 보행자 횡단보도 신호, 좌회전 신호 등 다음 통행 신호까지 지체가 길어져 적색 등이 켜지기 전 무리하게 교차로를 통과하려는 차량이 많다.

 

이러다보니 꼬리물기식으로 차가 교차로 한 복판에 길게 늘어서면서 반대편 좌회전 대기 차량의 길을 막아 난장판이 되는 날이 다반사다.

 

전주 시내 차량용 교통신호기가 오히려 출·퇴근 시간 정체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도한 신호기 설치와 복잡한 신호체계 등으로 인해 운전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백제대로와 전주시의 진출입 도로 구간은 출·퇴근 시간대 심각한 교통체증이 빚어지고 있어 보다 탄력적이고 유연한 교통 신호체계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이 조사한 지난해 전주시내 주요 교차로의 일일 평균 교통량은 △전주역 6만7195대 △명주골네거리 8만4584대 △사대부고 4거리 9만833대 △경기장 4거리 11만9090대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호성네거리 5187대, 통일광장 6982대, 꽃밭정이 4거리 7593대 등 다른 주요 교차로의 교통량과 비교해봤을 때 월등히 많은 수치다.

 

경찰청의 ‘교통신호 설치 매뉴얼’에 따르면 차량 신호기 설치 기준은 차량 교통량, 보행자 교통량, 통학로, 교통사고 기록, 비보호 좌회전 등 크게 다섯 가지로 규정돼 있다. 평일 8시간을 기준으로 주 도로의 교통량이 평균 550대 이상, 부 도로의 교통량이 평균 175대 이상인 도로에는 신호기를 설치해야 한다.

 

또한 평일 8시간 동안 차량교통량이 양방향 600대 이상이고, 1시간 동안 횡단보행자가 150명 이상인 경우에도 신호기를 설치해야 한다.

 

현재 전주시내 교차로, 단일로 및 합류하는 도로 등에는 완산구 321개소, 덕진구 268개소 등 모두 589개의 교통 신호기가 설치·운영되고 있으며 각 관할 경찰서에서 교통신호제어기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는 매뉴얼에 따라 신호등을 설치하고 있지만 운전자들은 과도한 신호등 설치와 신호주기의 연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전북경찰청 교통계 관계자는 “통행량이 급증해 정체가 심한 출퇴근 시간에는 주 도로의 경우 170~190초대로 신호주기를 높이고, 상대적으로 통행량이 적은 시간에는 120~130초대로 주기를 낮추는 식으로 차량 회전율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신호주기는 교차로의 구조나 도로 환경에 따라 제약을 많이 받기 때문에 모든 차량의 여건에 맞추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안전처 관계자는 “교통신호기가 집중 설치된 대로 등에서 통행이 지체돼 불편을 겪는 운전자가 많다면 신호체계를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며 “문제는 차량 운전자와 보행자 둘 중 어느 한 쪽에 초점을 맞추는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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