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매년 살수차 임차 등 2000여만원 사용 / 일각선 "더 습해지는 기분…다른 방안 고민을"
전주시가 여름철 폭염대책으로 매년 도로에 물을 뿌리는 ‘도로 쿨(Cool)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상 일시적인 온도 낮추기라는 전문가들의 지적과 함께 오히려 더 습도만 높아질 것이라는 시민들의 볼멘소리도 있다.
폭염도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주시는 여름철 폭염 대책을 세워 최근 몇 년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계속 높아지는 도심 속 열기를 식히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전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8일 폭염이 지속되는 여름철을 맞아 폭염 주의보(33℃ 이상)와 폭염 경보(35℃ 이상) 발령 시 팔달로와 기린대로 등 시 주요 도로에 살수차를 이용해 물을 뿌리는 ‘도로 쿨(Cool)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폭염주의보 등이 발령되면 오후 1시부터 5시 사이 주요 도로에 살수 작업을 할 계획이며, 올해는 지난 20일 처음으로 이를 가동했다고 전했다.
폭염 대책 추진을 위해 완산구와 덕진구청은 소방서에서 받는 용수를 제외한 인건비와 살수차 임차비, 얼음 구매 비용, 홍보를 위한 플래카드 제작 등으로 도로 유지관리 예산에서 매해 2,000여만 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수차 임차비만 한 대당 연간 500만 원에 달한다.
이러한 예산이 사용되고 있지만, 시와 양 구청 어느 곳에서도 살수차를 이용한 폭염 대책의 효과에 대한 정확한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덕진구청 관계자는 “도로 온도를 측정한 것은 아니므로 살수 효과가 수치상으로 나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살수차로 도로에 물을 뿌려 시민들에게 청량감을 주고, 높은 온도 때문에 아스팔트가 변형되는 것도 막을 수 있다”며 “지열을 낮추는 것도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회사원 강 모 씨(32)는 “안 하는 것보다 나을 것 같기는 하지만 왠지 물 뿌리고 나면 찝찝하기도 하고 더 습해지는 기분이 든다”며 “정말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어린 시절 더운 날 마당에 물을 뿌리던 모습이 생각난다”며 “살수 전·후 온도 변화를 측정한 것은 아니지만, 심리적인 요인이 클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 효과가 뚜렷히 입증되지 않은 만큼 도로 쿨 서비스 외에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인 고온 지역으로 꼽히는 대구광역시의 경우 폭염 대책으로 살수차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시내에서 가장 번화한 장소에 미세 물 분자를 분사해 주변 온도를 낮추는 ‘쿨링 포그 시스템’을 설치·운영해 폭염 대책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전북대 지구환경공학과 오창환 교수는 “얼마만큼 지속적으로 온도를 낮출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비처럼 많은 양의 물을 뿌릴 수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살수차를 이용한 온도 저감 효과가 크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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